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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만성질환 사망, 매년 67만 명씩 늘어난다

[원인별 또는 질병별 만성질환 사망자] 그래프 삽입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숨지는 사람이 2020년에 세계적으로 44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08년 3600만 명이던 세계 만성질환 사망자가 연평균 67만 명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64차 총회에서 이 같은 전망치를 내놨다. 올해 총회 주제는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다. WHO 총회에서 특정 질환을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은 처음이다. WHO는 논의 결과를 토대로 올 9월 유엔총회 고위급 회담의 공식 의제로 실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총회 연설에서 “만성질환 사망자가 세계 사망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향후 10년간 지금보다 17%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 같은 현실은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WHO는 만성질환의 4대 위험요소로 흡연,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과음을 지목했다. 매년 흡연이나 간접흡연 때문에 600만 명이 사망하는데 2020년에는 흡연 사망자가 75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사망의 10%에 해당한다. 흡연은 폐암의 71%, 만성폐질환의 42%를 유발한다.

WHO는 네 가지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하면 뇌졸중·심장병·당뇨병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80%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혈압으로 750만 명, 비만·과체중으로 280만 명, 고(高)콜레스테롤로 260만 명이 매년 숨진다고 WHO는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만성질환 환자는 2006년 938만2000명에서 2009년 1104만6000명으로 4년 만에 17.7% 증가했다. 2008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만성질환 사망자는 남자 465명, 여자 247명이다. 세계에서 남자는 37번째, 여자는 10번째로 낮다. 의학기술 발달과 검진체계 덕분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한국의 만성질환 사망자는 암이 141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심장병·당뇨병·고혈압 등이다. 진 장관은 “만성질환은 사회·경제·환경 등에 관련된 복합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해야 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취약계층은 무료로, 그 외는 비용을 지불하고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는 법률을 만들어 만성질환 예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신성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