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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기지론 `주택연금` 인기라는데

주택연금은 60세 이상의 가입자(부부 모두)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금융사에서 노후생활자금을 연금 방식으로 대출받는 제도. 집은 있지만 소득이 부족한 노인에게 주거안정과 생활안정의 혜택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달 신규가입 건수가 284건으로 보증공급액이 3718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신청건수 역시 지난달 325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조건 잘 따져보고 이용해야

하지만 역모기지 상품을 가입하기에 앞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사항이 있다. `장기 상품`은 장기간 가입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만약 5년 혹은 10년 안에 주택연금 가입을 취소할 때는 오히려 은행의 대출 상품을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말 그대로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 사용에 따른 페널티가 적지 않다.
일단 주택연금의 원금 대비 금리는 CD금리에 1.1%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현재는 4.5%라고 보면 된다.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수준이지만 여기에 주택가격의 2%인 초기 보증료와 대출금의 연 0.5%인 연보증료가 더해져 이 역시 대출금액에 포함된다.

게다가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연립은 주택가격 감정을 따로 받아야 해 감정가가 추가로 들어간다. 명목상 이율은 4.5%지만 이 금액을 모두 합친 뒤 조기에 계약을 철회하게 되면 상당한 금액을 물게 된다. 이를테면 3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상품에 가입한 65세 노인이 5년 뒤 가입을 철회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노인은 매달 86만4700원의 연금을 받게 된다. 5년간의 원금은 60개월치인 5188만2000원이 된다. 3억원에 대한 초기 보증료인 2%를 더하면 600만원이고, 5년간의 연보증료가 88만6802원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4.5%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금리는 798만4794원으로 총 갚아야 할 금액은 6675만3596원이 된다. 만약 주택가격 감정을 따로 받게 되면 그 금액은 더 뛰게 된다.

만약 가입자가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명을 달리했을 때도 조기 철회와 비슷한 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유족들이 상속을 받으려면 그동안의 대출금을 갚아야 근저당설정을 풀 수 있다.
한편 최근 들어 주택연금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에는 부동산 매매시장의 부진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자산 대부분을 집에 투자해놓은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을 얻으려면 집을 처분해야 한다.
하지만 부동산 매매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집을 처분하려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가격을 낮춰야 한다. 이럴 때 손해를 보느니 거주도 유지하면서 연금을 받는 것이 차라리 속편하다는 것이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주된 가입 이유다.
집을 줄여 가더라도 전셋값이 큰 폭으로 상승해 전세로 옮기기도 마땅치 않은 데다, 고령층은 생활환경이 바뀌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택연금에 눈을 돌린 이유로 꼽힌다.

<매일경제> 최승진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