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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없는 40대 부부, 노후에도 여유있게 살고 싶다

Q. 서울 목동에 사는 강모(42)씨는 10년 전쯤 본지의 재무상담을 받았던 독자다. 그 덕에 무주택 신세를 벗어 내 집은 물론 투자용 아파트까지 마련했다. 지금은 사설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남편은 대기업 간부사원이다. 둘 사이에 아직 아이가 없고 앞으로도 자녀 계획이 없다. 최근 건강악화로 큰 수술을 받으면서 삶의 목표가 바뀌었다. 노후에도 지금의 씀씀이를 유지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재무설계를 어떻게 짜야 하는지 문의해 왔다.

A 투자용 아파트 팔아 변액연금 가입 … 은퇴 전 10억 만들어라

◆의료비는 적립식펀드로 마련하라=목동의 투자용 아파트를 매도하고 나면 매달 400여만원씩 나가는 부채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한결 여유가 생긴다. 매월 10만원을 불입하는 남편의 변액연금은 그대로 유지하되 소득공제를 한도껏 받기 위해 연금펀드에 33만원을 추가로 적립하길 권한다.

또 부인 명의로 변액연금을 들어 다달이 40만원을 부어 나가도록 하자. 부부 중 한 사람은 나중에 독거생활을 하게 되므로 노후준비는 각자의 명의로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강씨는 지난해 암 발병으로 더 이상 보험에 가입할 수 없고 남편 역시 실손 보험을 들 수 없는 형편이다. 부부가 각자 별도의 의료비를 넉넉하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56만원 정도를 적립식 펀드에 투자해 목돈을 만들도록 하자. 일단 목돈이 모이면 금융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져 다양한 방법으로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다.

◆소득공백기엔 ELS 등에 투자를=부부가 55세에 은퇴하고 나면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10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 소득공백기를 어떻게 지내느냐도 관건이다. 은퇴 초기엔 여가활동이 많아져 생활비가 오히려 더 늘어나기 쉽다. 반면 다달이 꼬박꼬박 나오는 소득은 없어져 자칫 현금흐름에 애로가 생길 수 있다. 이 문제는 아파트 매도대금과 퇴직금을 금융상품 투자로 불려 나가는 방식으로 해결하면 되겠다. 추천 상품으론 안정적인 은행 정기예금과 적금이 있고, 이보다 더 많은 수익을 노린다면 ELD(주가연계예금),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와 DLS(파생연계증권)를 꼽을 수 있다. 강씨네는 원하는 노후자금을 충분히 만들 수 있어 굳이 주식형 펀드 같은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게 설정할 필요가 없다.

◆수도권 전원주택에 사는 건 재고해야=목동 아파트단지는 재건축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지지분이 넓고 학군 수요도 두터워 장기적인 투자가치가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계속 보유하면 좋겠다. 노후에 생활자금이 부족할 경우 60세 이후 이 아파트로 주택연금을 드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하다. 주택연금은 2007년 처음 도입 당시 가입자가 많지 않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려는 노령층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가 6억원인 주택을 종신지급방식에 정액형으로 가입하면 다달이 141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차장이 좁고 노후화해 새 아파트로 전세를 살아보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강씨가 생각하고 있는 수도권 지역의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전세를 빼는 게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서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