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아빠들
그래프 세개 다 넣고 자리 없으면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 빼세요
가계 살림이 쪼그라들고 있다.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고, 금리는 꿈틀거리고, 빚내어 산 집값은 떨어지고, '적자 가계부'를 쳐다보며 잠 못 드는 가장(家長)들이 늘어나고 있다.
◆ 적자 가구는 늘고, 부채도 늘고
올 들어 4%대로 물가가 급등하면서 적자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1~3월) 적자 가구 비율은 30.5%로 지난 2006년 1분기(30.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적자 가구는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가구를 가리킨다. 적자 가구들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이용하면서, 은행권 마이너스 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2000억원, 5월 1조9000억원 등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1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흑자액은 68만2000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이던 2009년 1분기(68만9000원)를 밑돌았다. 그동안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347만2000원에서 385만8000원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소득은 늘었지만, 여윳돈은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가구당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가계 빚은 지난 3월 말 현재 4611만원으로 작년 같은 달(4309만원)보다 302만원(7%) 늘어났다.
◆늘어나는 이자와 높은 기름값·식료품비가 생활비 상승 주범
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구당 부담하는 이자도 늘어나고 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8만13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만2700원)보다 11.7% 증가했다.
대출 금리는 작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작년 7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인상했고, 연내에 1~2차례 더 올릴 것이란 예상이 많아 대출이 많은 가장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물가가 올라 생활비는 쪼들리고 있다. 기름값이 오른 여파로 가계의 1분기 월평균 교통 소비액은 27만8700원으로 1년 새 11.5% 늘었다. 식료품비는 월평균 32만2900원으로 1년 전보다 8.4% 증가했다. 보통은 소득이 늘면 식료품 소비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식료품비가 워낙 치솟다 보니 지난 1분기엔 엥겔계수(소비 중 식품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가 13.2%로 1년 전(12.7%)보다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조선일보> 방현철 기자 / 최형석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