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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운이 없었을 뿐이야…얘들아, 노력의 끈은 놓지마"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의 사례는 극단적으로 느껴졌고, 종교인의 책은 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려웠어요. 대중은 한걸음 앞에 서 있는 언니의 얘기에 굶주린 게 아닐까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으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정문정 작가(35)가 3년 전 출간된 이 책이 올 초 누적 판매부수 50만부를 찍었다며 그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 역시 바로 앞에 있는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했다. "제가 정신적으로 피폐한 적이 많았는데 전국 템플스테이는 다 갔죠. 종교책, 심리책도 정말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제 상태가 그 정도로 병리적인 현상은 아니고 종교인의 얘기는 현실에 적용이 안 됐어요."

그래서 직장생활 10년 차 즈음에 그는 직접 펜을 들고 써내려갔다. 사회초년생에게 어떻게 하면 나를 지킬 것인가. 도처에 포진해 있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웃으며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대중의 바로미터인 베스트셀러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린 그가 3년 만에 두 번째 책 `더 좋은 곳으로 가자`(문학동네)를 냈다. 출간 2주 만에 3쇄를 ��었다. "첫 책이 잘되고 나서 퇴사하고 아이를 낳았어요. 전업작가 꿈을 이룬 거죠. 그전에는 일과 글을 병행했는데, 이젠 작가로 한판 승부를 걸어보게 된 거죠."

강렬한 제목의 첫 책과 달리 이번 책은 유독 `순한 맛`이다. 첫 번째 책이 상처에 집중했다면 이번 책은 나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명작가였을 때는 제목도 더 세게 갔는데 이젠 글로 승부하고 싶어요. 어차피 판매로는 과거의 나를 뛰어넘을 수 없겠죠. 제목보다 제 이름으로 각인되고 싶어요."

대구에서 둘째 딸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가난과 애정결핍이 성인이 돼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 첫 책과 이번 책에 절절히 적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상경해 서울살이에서 겪는 문화적 충격 역시 많은 이의 공감을 얻은 부분이다.

"저만 가난한 게 아니었는데 유독 가난을 심각하게 생각했더라고요. 밥을 굶는 건 아닌데 학원 갈 돈은 없는 그런 가난이었는데. 대학 때도 스펙을 쌓아야 하는데 남들보다 두 배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러면서 스펙 쌓는 게 쉽지 않았어요. 뭐든 잘 안 풀리면 제 문제로 생각했지요. 그런데 돈이 없는데 어떻게 풀리겠어요."

그래서 과거 자신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보면 이렇게 어루만져 주고 싶다. "네 잘못이 아니고 운이 약간 없었을 뿐이라고. 다만 돈을 벌면서 최소한 10%는 너를 위해 쓰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노력의 끈을 놓지 말라고. 언젠가 언저리에 있으면 기회는 온다고 말이죠."

<매일경제> 이향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