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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펜으로 찍찍 그은 당신 아이들이 펜 놓게 하는 주범"

"글을 잘 쓰는 초등학생들의 공통점은 칭찬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긍정적 피드백에 아이들은 `내가 글을 쓰면 이런 칭찬을 들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열심히 썼는데도 맞춤법·띄어쓰기가 틀렸다고 빨간 펜으로 지적만 받는다면 아이들은 점점 두려워할 뿐입니다."

최근 초등학생 글쓰기 교육에 관한 책 `초등 매일 글쓰기의 힘`을 출간한 이은경 작가는 칭찬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이 작가는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먼저 없애준다면 아이들의 글쓰기 실력은 저절로 는다"며 "초등 시기엔 `잘 쓴 글`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겁 없는 글쓰기`를 목표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15년간 교사로 근무하다 2년여 전 퇴직하고 현재 초등교육 분야 전문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은경 작가와의 일문일답.

―초등 글쓰기가 모든 공부의 핵심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글쓰기를 통해 생각하는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초등 시기에 사고력이 탄탄해지면 똑같은 내용을 배워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진다. 초등 시기는 공부 내용을 스펀지처럼 잘 흡수할 수 있도록 생각하는 근육을 단단하게 만들어놓는 게 핵심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학습할 때를 대비하는 것이다.

―스마트폰과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환경 설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어른들도 책보다는 넷플릭스가 재밌다. 아이들에게만 책을 좋아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가족만의 규칙이 있다면 좋겠다. 항상 텔레비전이 틀어져 있고, 언제든지 스마트폰을 할 수 있다면 아이들은 절대 책을 읽지 않는다. 처음엔 갈등이 생길 수 있지만 1~2주 일관된 태도를 유도하면 아이들은 그래야 하는 줄 안다. 환경 설정을 통해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초등 글쓰기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보이는 가장 흔한 실수는.

▷자연스럽게 독서하고 글 쓰도록 아이들을 유도하면 되는데 "책 읽어라" "글 써라" 명령하는 것이다. 또 부모들의 흔한 실수는 아이들에게 잘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부모는 분위기만 조성해주면 된다.

―학부모들에게 팁을 준다면.

▷아이들은 적극적인 보상을 좋아한다.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 제시해보겠다. 영화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일주일 중 3일간 일기를 쓰면 주말에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보자고 해보라. 이런 보상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매일경제>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