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mk.co.kr/opinion/journalist/view/2021/03/261405/

아이들이 우주를 꿈꾸는 나라

코로나19 백신과 우주, 둘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멘토이기도 한 로버트 주브린 화성협회 회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면서 재미있는 내기를 제안했다. "우주정거장이 코로나를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는 팀에 우주 프로그램을 통해 자극받아 과학을 공부하게 된 생물학자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것에 내 전 재산을 걸겠다."

미국의 `아폴로 계획`은 달에 처음으로 인간의 발자국을 남긴 데 이어 지구상에서도 많은 족적을 남겼다. 이 계획이 수행된 1960년대를 미국인들이 `아폴로 시대`라고 부르는 이유다.

아폴로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과학자들은 이후 실리콘밸리를 세웠다. 이 기간 미국 대학의 과학계열 졸업생은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우주를 꿈꾸며 과학을 공부한 이들은 우주 분야뿐 아니라 생물·화학·물리 등 전 영역으로 퍼져나가 미국 과학 전반의 발전을 가능케 했다.

우주 개발이 갖고 있는 가장 큰 가치는 `돈`이 아닌 `꿈`이다. 인류의 우주 개발은 아이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희망과 도전을 안겨줬다.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보고 꿈을 키운 `아폴로 키즈`들은 지금의 민간 주도 우주시대, 뉴스페이스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앞서 언급한 일론 머스크와 `블루오리진`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대표적이다.

우리가 당장 눈앞의 일에 집중하는 사이, 세계는 미래를 내다보며 우주로 질주하고 있다. 이미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다.

어린 시절, 아인슈타인이 읽은 책 한 권은 그에게 `빛의 속도로 여행을 한다`는 꿈을 꾸게 했다. 이 아이가 꾼 꿈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 탐험할 수 있게 만들어준 `상대성 이론`의 토대가 됐다. 우리 아이들이 꾸는 꿈 역시 대한민국을 지금은 상상하지 못하는 아득히 더 먼 곳으로 안내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우주를 꿈꾸게 하는 것이 어른인 우리들의 숙제다.

<매일경제> 이새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