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마늘·딸기·콩 … 암 세포들 싫어하지요

우리 몸에는 100여 개의 암 유발 유전자와 50여 개의 암 억제 유전자가 있다. 좋은 식습관은 암 유발 유전자의 발현을 늦추고, 암 억제 유전자 활성을 돕는다. 최근 암의 형성단계 별로 작용하는 영양물질, 또 암 종류별 예방식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의사·영양사·약사가 주축이 된 암예방학회에서 검증한 똑똑한 항암 식품을 소개한다.

일반세포가 암으로 바뀌는데 20여 년 걸려

암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일반 세포가 암 세포로 변하기까지의 시간은 20년 이상이다. 그 기간 보통 세 가지 단계를 거친다.

먼저 유전자를 공격하는 발암물질이 쌓이는 단계다. 고지방식·탄 음식·흡연·과도한 알코올 등이 발암물질이다. 이때 간에서 ‘1상 효소’라는 물질이 활발하게 작용하면 발암물질이 실제로 암을 일으키는 ‘활성 발암물질’이 된다. 이 시기에 1상 효소작용을 억제하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발암물질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한다. 대표적인 게 ‘이소시아네이트’ 성분이다. 십자화과채소(양배추·케일·브로콜리 등)·비타민C·식이섬유 등에 많다.

동시에 간에서 나오는 ‘2상 효소’는 활성화시켜야 한다. 2상 효소는 발암물질을 해독하는 효소다. 마늘의 유황화합물·엘라직산, 녹차의 카테킨이 이 효소를 활성화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성미경 교수는 “항암작용을 하는 대부분의 성분은 조리법에 따라 변질하지 않는다. 비타민 A가 기름으로 조리하면 더 잘 우러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형태로 조리해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암 발생 단계선 항산화 영양소 섭취를

다음은 본격적인 암 발생 단계다. 지속적인 발암물질의 공격으로 이미 세포가 변형된 상태다.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송용상 교수는 “이 시기엔 변성된 세포가 더 이상 크지 않도록, 그리고 세포가 분열해 수를 늘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암세포의 증식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것은 활성산소다.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해로운 물질을 먹었을 때 체내 활성산소 수치가 높아진다. 활성산소 제거에 효과적인 성분은 유황화합물·카로틴·비타민C와 E·폴리페놀·라이코펜이다. 유황화합물은 양배추·마늘·양파·무에 많이 들었고 카로틴은 시금치·당근·부추·호박에 많다. 딸기·파슬리·귤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며, 참기름·들기름·올리브·현미·아몬드엔 비타민 E가 풍부하다. 폴리페놀류는 최근 밝혀진 강력한 항산화제이다. 적포도주·생강·녹차·참깨에 많다. 토마토엔 라이코펜이 풍부하다.

마지막은 암 진행 단계다. 이때는 생성된 암을 공격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성 교수는 “암세포가 스스로 ‘자살’하는 과정을 ‘아폽토시스’라고 하는데, 콩·된장·청국장에 많은 제니스테인, 포도에 많이 든 레스베라톨, 배추에 많은 베타시토스테롤 등이 암세포 자살을 돕는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