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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충성" 30代 vs "믿을 건 나뿐" 20代

중견 기업 마케팅 부서에 근무하는 김명숙(28·가명) 대리는 두 달 전 다른 부서에서 온 박정용(36·가명) 과장 때문에 요즘 못 견딜 지경이다. 수시로 야근을 하며, 김 대리가 퇴근할 때 눈치를 주는 데다, 예고도 없이 회식하자고 나서는 경우도 많다. 박 과장 역시 김 대리가 못마땅하다. 근무시간을 넘겨 일할 상황이 생기면 몸 사리기에 급급하다.

◆감속 전 30대·감속 후 20대, 눈높이가 달라지다

2002년 입사한 박 과장은 벤처 붐으로 성공 신화를 일군 5~10년 선배 들의 이야기를 귀가 따갑게 들었다. 2005년부터는 집값이 들썩였고, 선배들 대부분이 아파트로 재테크에 성공했다. 45세가 정년이라는 '사오정'이라는 말이 있지만, 회사 생활에 충실했던 선배들은 그래도 여전히 53세 정년을 지키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회사에 나를 희생하면 그만큼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굳어졌다.

그러나 김 대리의 사회 초년 경험은 완전히 다르다. 그가 입사한 2007년 서울 시내 집값은 사상 최고점이었다. 당시 신입 사원 연봉(3200만원)을 한 푼도 안 쓰고 10년을 모아도 강북에 30평대 아파트를 사기에 부족했다. 그는 월급을 모아 내 집을 장만한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렸다. 그는 대신 돈을 자기 개발이나 레저에 쓰기로 결심했다.

◆기업들, 조직 관리 룰을 바꿔야

이처럼 불과 한 세대 차이인데도 생각이 크게 다른 직원들이 공존하는 세대 간 갈등은 기업 경영에 커다란 도전이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출생한 20대 인구는 전체 노동인구의 30%에 달해 앞으로 이 '감속 이후 세대'를 관리하는 전략은 기업에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베인앤컴퍼니는 세대 간 갈등을 풀 수 있는 길을 크게 3가지로 제시한다.

①성과를 보상과 철저히 연동시켜라

②감속형 라이프 스타일을 인정하고 지원하라

③음주·회식·온정주의 문화 개선

☞감속 시대

2008년 글로벌 위기가 덮친 이후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발전 속도가 뚜렷이 둔화된 현상을 말한다. 2001~2007년 1인당 GDP 증가율은 9.8%를 기록했지만 2008년 이후 4년간(2011년은 추정치)은 평균 1.7%에 불과하다. 2008년부터 2010년 말까지 3년간 주식, 부동산의 총 투자수익률은 각각 32.1%, 7.6%에 그쳤다. 감속 시대를 초래한 원인으로는 글로벌 금융 위기, 급격한 노령화, 산업 구조 재편 등 세 가지 요인이 거론된다.

김태근 기자 / BAIN&COMPANY·조선일보 공동기획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