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cess] [5월3주] "250여개 줄 1㎜ 단위로 조율…피아노 音, 하나하나 빛날 때 짜릿"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2022-05-20 (금) 13:07 조회 : 1447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22021710241

"250여개 줄 1㎜ 단위로 조율…피아노 音, 하나하나 빛날 때 짜릿"

 

88개의 건반과 250여 개의 줄로 이뤄진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로 불린다. 영롱한 선율로 온갖 화성을 빚어낼 수 있어서다. 독주용 악기로 알려졌지만 피아니스트 홀로 치는 악기는 아니다. 연주자 곁에는 늘 피아노 조율사들이 있다. 이들은 음의 잔향까지 고려해 줄을 조이고 풀며 피아노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피아노 주치의’라고 불리는 이유다.

피아노 조율사 김현용 씨(52)는 피아노를 손보려고 왕진을 다니듯 전국을 다녔다. 1990년 처음 소리굽쇠를 손에 쥐고 음정을 맞춘 이후 피아노 선율을 다듬어온 지 32년째. 지금까지 7만여 대의 피아노를 손봤다. 지금은 KBS아트홀의 전속 피아노 조율사이자 최연소 한국피아노조율사협회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0 TV에서 피아노 조율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장면을 봤습니다. 생소했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단박에 평생직업이라고 생각했죠. 손재주로 피아노라는 작은 오케스트라를 제작하는 일이라고 판단했어요.


피아노 조율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피아노 줄의 장력을 조절해 정확한 음정을 찾는 ‘조율’, 페달과 피아노 해머 등 부속품을 조절해 음색을 바꾸는 ‘조정’, 줄과 해머를 정돈해 음질을 최상으로 바꾸는 ‘정음’이다.


“조율사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어요. 조율은 예체능 수업이라는…. 드라이버로 줄을 1㎜ 단위로 조였다 풀었다 하면서 정확한 음정을 찾는 조율 과정에선 수학이 필요하고, 조정과 정음작업은 음감이 필요한 음악 수업이죠.

“피아니스트들이 관객을 마주하기 전에 긴장하는 것처럼 조율사도 연주자를 만나기 전에 항상 떨립니다. 음정은 표준화됐지만 연주자들이 원하는 음색을 짚는 게 어렵죠. ‘소리가 뜨겁고 가벼운데 어둡게 해달라’고 요청할 땐 참 곤혹스럽죠. 그래도 연주자와 교감하며 합의점을 찾을 때마다 희열을 느낍니다.

베테랑 조율사지만 연주자의 취향을 먼저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조율에는 장인정신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유연성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2004년 그때까지 고수했던 조율 방식을 바꿨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피아노 조율 마이스터(장인) 자격을 딴 박성환 조율사에게 유럽식 조율법을 전수받았다.

“박 조율사가 귀국하기 전까지는 유럽 유학을 다녀온 선배들이 없었어요. 클래식의 고장에서 익힌 조율법을 배우고 싶어 ‘제자로 받아달라’고 무작정 찾아갔어요. 박 조율사 덕분에 반음계까지 신경쓰며 촘촘히 튜닝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피아노 조율사로 자리잡았지만 그는 나이 마흔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세한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것. “늘 마음속에 부채 같은 것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음악 이론을 배웠다면 실력을 한층 높였을 것이라는 후회죠.


늦게 시작한 공부였지만 대학원까지 마친 그는 지난해 필리핀 제너럴 트리아스대학 피아노 조율과 교수로 임용됐다.

“완벽한 피아노 주치의가 되려고 지난해 도장() 기능사 자격증과 목공기능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피아노의 겉까지 고칠 수 있게 된 거죠. 남부끄럽지 않게 피아노를 이해하고 싶었어요. 이제 제가 쌓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줘야죠.

 

<한국경제> 오현우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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