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806802
카드 포인트로 이 모든걸 낸다
국세·지방세전기·상하수도료과태료·아파트 관리비
가정주부 이수연 씨(가명)는 쌓여 있는 S카드 포인트로 모처럼 쇼핑을 해볼까 하다가 마음을 접었다. 1만 포인트(1만원) 남짓 되는 포인트로는 쇼핑 카테고리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이 주방세제, 머그 컵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비싼 물건을 받자고 포인트를 더 쌓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라는 생각이 든다. 이씨는 대신에 물건을 사들이려 했던 카드 포인트를 자잘한 주민세(6000원)를 내거나 등본을 뗄 때 요긴하게 쓰기로 했다.
이씨처럼 신용카드 포인트로 세금 등 공과금을 납부하는 사례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매년 평균 1000억 원 이상 자동 소멸되던 카드포인트를 버리지 않고 알뜰히 활용하게 된 것이다. 국세에서 전기요금, 상하수도요금, 과태료까지 신용카드 포인트가 쓰일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카드 고객들의 관심을 끈다.
서울시에서 지난 1월 시작된 지방세 카드포인트 납부(etax.seoul.go.kr)가 대표적인 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10월 약 39억 원 규모의 지방세가 신용카드 포인트로 결제됐고 올해 말이면 41억~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충북 청원군 등 지방자치단체도 이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추세다.
행정안전부 민원 포털(민원 24, minwon.go.kr)에서 토지대장등본, 가족관계 등록부 등을 발급받을 때도 신용카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정보공개를 청구할 경우 복사 비 명목으로 지불하는 수수료도 카드포인트 결제가 가능하다. 1포인트당 1원으로 현금과 같이 결제되며, 포인트가 부족하면 잔액은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처리 가능한 민원 종류는 560종에 달한다.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국세청 카드포인트 국세 납부(www.cardrotax.or.kr)도 활용도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신용카드 포인트로 법인세 등 관련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국세청의 경우 카드포인트 국세 납부 사이트가 연중무휴(단, 시간은 오전 7시~저녁 10시)로 운영된다.
전기요금도 지난 12일부터 신용카드 포인트로 낼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계약전력 7㎾ 이하의 모든 전력(가정용, 산업용, 주택용 등)의 신용카드 포인트 결제가 가능하다.
아파트관리비나 통신요금도 카드포인트로 낼 수 있다. 삼성카드의 'The APT카드'는 금액에 제한 없이 포인트로 아파트관리비를 납부할 수 있다. SKT 사용자는 하나SK카드의 '터치에스카드'로 월 최대 2만5000원 한도에서 이동통신비용을 포인트로 낼 수 있다.
편리하게 각종 요금을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지만 몇 가지 제약사항은 있다. 우선 서울시 지방세 납부 등을 비롯해 아직은 여러 개의 카드포인트를 통합해서 쓸 수 있는 곳이 없다. 롯데카드의 경우 포인트가 1000점을 넘지 않을 경우 세금 납부 사이트에서 카드포인트 조회도 되지 않고 결제도 이뤄지지 않으니 주의해야 한다. 1포인트가 1원에 해당하는 일반 카드사들과는 다른 포인트 체계를 쓰고 있는 현대카드는 아직 한전, 국세청, 서울시와 신용카드 포인트 사용 제휴를 맺고 있지 않다.
[서유진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