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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팔듯 아이에게 '독서 마케팅' 했죠"

"도서관 가면 안 돼요?"

지난 10일, 서울시교육청이 공모한 '2011 사교육 없는 자녀교육'에서 우수상을 받은 신미숙(44)씨를 만나는 내내 아들 김의성(서울 갈현초 3학년)군이 엄마를 졸랐다. 김군이 이처럼 책을 즐기게 된 비결은 신씨의 독특한 '독서 마케팅'에 있다. 신씨는 직장에서의 마케팅 업무 경험을 세 자녀의 독서 지도에 접목했다.

[STEP 1] '매의 눈'으로 자녀의 취향을 파악하라

상품을 판매하려면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씨는 자녀에게 독서를 권하기 전, 자녀가 관심을 보이는 영역을 찾기로 했다. 자녀를 관찰하고 나니 예전엔 몰랐던 딸 김의정(갈현초 5학년)양의 모습을 알게 됐다. 김양은 언어와 예술 쪽을 좋아하지만 과학엔 호기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때부터 신씨는 딸에게 언어나 예술 관련 책들을 권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일례로 신씨는 김양이 영어에 관심을 보인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영어책을 권했다. 또래보다 늦은 시기라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은 스스로 책을 읽고 영어로 번역할 정도로 영어와 독서를 즐기고 있다.

[STEP 2] 책은 눈높이에 맞춰 손 잘 가는 곳에

집에 책을 배치할 땐 마트의 상품 진열 전략을 적용했다. 마트가 많이 팔고 싶어 하는 상품을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진열하듯 책의 위치를 정했다. 자녀가 앉았을 때 눈에 들어오고 손에 닿을 수 있는 곳에 책을 두기 위해서 높이가 낮은 책장을 마련했다. 또한 마트가 소비자의 동선을 고려하듯 아이들의 동선에 따라 책을 배치했다. 높이는 낮지만 가로로 긴 책장을 이용해 자녀가 집에서 왔다갔다하며 책을 보도록 했다. 오래 머무는 자리엔 책을 집중시켰다.

[STEP3] 자녀 오감 자극… 마트서 한 수 배워라

먼저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식사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도서관에 데려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족 여행을 할 때도 늘 책과 함께 했다. 여행을 가서도 관광지를 둘러보는 대신 경치 좋은 곳에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었다. '시식'도 시켜줬다.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책은 신씨가 먼저 읽고 책의 특징을 간단히 소개하며 관심을 이끌어 냈다. 이야기 중심의 문학책을 편독하고 과학에 흥미가 없는 딸에게는 물리책에 나온 흥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상품을 끼워 팔아 경험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자녀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 옆에 읽었으면 하는 책을 꽂아둬 아이 눈에 자주 띄게 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했다.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 / 정유종 맛있는공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