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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새 경험생명표 나오는 4월 후 가입이 유리

`프랑스 112년, 미국 72년, 일본 24년, 한국 18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인 고령화 사회에서 14%인 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각 나라의 소요 기간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712만 명을 차지해 고령사회 대열에 합류한다.

인구 생존율이 늘어나면서 금융권의 대응 방안도 가속화하고 있다. 은행이나 증권 등 다른 업권에 비해 특히 장기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업계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개발원이 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쓰이는 `경험생명표`와 `참조위험률`을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다.

경험생명표는 연령에 따라 변화하는 보험가입자의 사망률을 정리한 도표다. 참조위험률은 보험가입자의 사망ㆍ질병ㆍ입원 등 발생 가능성을 비율로 나타낸 것이다. 둘 다 보험료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보험개발원은 최고 보장연령을 현행 최고 110세에서 110세 이상으로 늘린 내용을 담은 경험생명표와 참조위험률을 조만간 내놓을 방침이다. 4월 이후 출시되는 보험상품은 새로운 경험생명표와 참조위험률의 통계가 고스란히 적용된다.

경험생명표상 보험을 보장하는 연령을 높이면 보험료 추이에 변화가 생긴다. 무엇보다 생존 시 보험금을 주는 연금보험과 사망 시 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의 보험료가 변동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연금보험료는 약간 오르거나 연금 수령액이 줄고, 종신보험료는 약간 내려간다.

생존율이 높아지면 같은 보험사에 가입한 생존자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은 줄어든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연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가입자 수가 많아지므로 이에 대비해 보험료를 미리 늘리거나, 혹은 같은 보험료로도 낮은 연금을 주려 할 것이다.

반면 종신보험은 사망자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하므로 보험료를 낮춰도 운용이 가능해진다. 더불어 보험가입자들의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므로 종신보험의 가입 유인을 창출하려면 보험료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보험은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되기 전에 가입하는 게, 종신보험은 서두르지 않고 보험료가 낮아질 가능성을 지켜보는 게 보험가입자 입장에서 유리하다.

기존 가입자들은 가입 시점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만큼 굳이 보험사나 보험상품을 갈아탈 필요가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을 우려해 서둘러 가입하기보다는 보험사와 보험상품별 보험료와 보험금을 꼼꼼히 따져본 후 신중하게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