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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바다 건너오는 봄의 소리

봄은 남쪽에서부터 온다. 한반도의 첫 봄을 찾아 제주도로 가보자. 제주도는 유채꽃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올레길로 더 유명하다. 일년 내내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올레길을 찾고 있다. 또 제주도는 올레길뿐 아니라 산도 좋다. 한라산과 산방산 등은 험하지 않아 산해 초보자가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다. 또 사려니 숲은 졸참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숲이 우거져 걷기에도 좋다.

다채로운 코스로 걷는 재미 있는 제주 올레길

걸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비경을 여행하는 제주 올레길은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07년 제 1코스가 처음 알려진 이후 지난해 9월 제 19코스가 개장돼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제1코스는 시흥초등학교에서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까지 약 15km에 이른다. 말미오름, 알오름 등 제주의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오름과 일출봉과 우도 등 성산포의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걷기 코스다.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외돌개에서 시작되는 제7코스도 인기다. 총길이 약 15km로 천천히 걸어가면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외돌개를 출발해 법환포구와 제주풍림리조트를 경유해 월평포구까지 이어지는 해안올로로 억새와 들꽃이 가득해 계절미를 느낄 수 있다. 월평마을에서 시작해 월평포구, 중문색달해변, 열리해안길, 대평포구에 이르는 8코스 또한 풍경이 아름답다. 제주 하얏트호텔과 제주신라호텔의 정원도 구경할 수 있어 1석2조의 코스다.

신비한 숲 사려니숲

‘사려니’는 제주도 말로 ‘살안이’ 또는 ‘솔안이의 살’이라고 한다. ‘솔’은 신성한 곳을 뜻한다고 하니, 사려니숲길은 곧 신비한 또는 신의 숲길이다. 실제 사려니숲길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숲이 깊고 아름다우며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사려니숲은 제주 올레길에 포함돼 있지 않다. 하지만 그 올레길들에 못지 않은 인기로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이태 전 개방된 이래 매년 방문자 수가 배로 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비자림로에서 붉은 오름 방향이 전체적으로 내리막이어서 북쪽 교래리의 비자림로 중간 기점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비자림로 출발점이 해발 590m 정도, 붉은 오름 아래 종점이 440m다. 사려니숲길 입구 주변에서는 삼나무숲이 거대하게 조성돼 있다.

사려니숲길 주변 수목들은 육지의 나무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온화한 기후로 생장이 빨라 수목들이 굴고 크다. 굵은 줄기의 큰키나무들을 간혹 팔뚝만 한 굵기의 덩굴식물들이 휘감았고 키 작은 관목이나 관중, 고사리 등속도 무성하다. 길을 걷다 보면 빗물이 모여 냇물처럼 흐른 흔적을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물을 보기 힘들지만 40여 개 오름들 사이로 흘러내린 물줄기들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다리가 아파온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려니숲 중간중간에는 나무 벤치와 정자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어 쉬기에도 편하다.

아쉬운 점은 물찻오름을 올라갈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은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을 금하고 있다. 사려니숲길은 거리가 10km 이상이다. 보통 왕복 4시간은 족히 걸린다. 간편한 복장이 부담은 없지만 숲 안에서 먹을 음료와 음식은 조금씩 싸가는 게 좋다.

이정구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