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4/15/2012041500549.html

인터넷 라디오방송 '팟캐스트' 고교생에 각광, 왜?

때·장소 안 가리고 다양한 학습 콘텐츠 무료 이용

재수생 김명훈(19)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아이폰으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애플리케이션 '아이튠스'를 확인한다. '논술토크쇼 감언이썰' 방송 업데이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내려 받은 방송은 학원 등·하교 시 버스에서 듣는다. 그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논술과 영어를 손쉽게 공부할 수 있는 데다 내용도 지루하지 않아 공부가 저절로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라디오방송 '팟캐스트'가 고교생 사이에서 신종 학습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다. 팟캐스트란 미국 애플사의 스마트기기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의 합성어. 지난 2003년부터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기존 라디오 프로그램과 달리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을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 등 자신의 스마트기기에 내려 받아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는 게 특징. 우리나라에선 지난 2009년 말 아이폰 출시 직후부터 빠르게 확산됐다.

학습 수단으로서 팟캐스트의 최대 장점은 모든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술·외국어·시사상식·입시현안 등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2012년 4월 현재 팟캐스트에선 인문학 강의('식탁 위의 논어'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 듣기평가 대비 EBS 강좌 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CNN STUDENT NEWS' '영문법 훈련 노트' 등 영어 관련 방송은 국내 팟캐스트 전체 다운로드 순위 10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다.

팟캐스트 이용자가 늘며 학교 현장에서도 새로운 '실험'이 진행 중이다. 안태일 경기 고양 중산고 경제 교사는 지난해 10월부터 매회 15분 분량의 팟캐스트 방송 '레알보충-경제'(이하 '레알보충')를 진행해오고 있다. 실제 이 학교의 경제 과목 수업 진도에 맞춰 제작, 업데이트되는 레알보충은 단원별 핵심 키워드 중심으로 학생들이 수업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짚어준다. 모의고사 직후엔 문제 풀이 내용도 올려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레알보충 팬'을 자처하는 이 학교 3학년 류정민양은 "팟캐스트를 통해 수업 시간에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을 반복 청취하다 보니 경제 과목에 대한 이해가 빨라졌고 실제로 성적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팟캐스트는 효과적인 정보 전달 측면에서 교육적 효과가 훌륭한 매체여서 추후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오대열 맛있는 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