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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혹시…만성피로증후군?

푹 잔 것 같은데 피곤하고…퇴근한 뒤엔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직장인 김모씨(42)는 벌써 몇 달째 이유 없는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루 6시간 정도 잠 자고 늦은 술자리나 야근은 최대한 피하고 있는데 피로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올해 초 직장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한 김씨의 형(47)도 비슷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시간을 쪼개 함께 병원을 찾았는데, 동생은 ‘만성피로 증후군’, 형은 ‘탈진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피로감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

갑작스러운 초여름 날씨에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심하다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만성피로 환자를 조사한 결과, 만성피로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월부터 서서히 증가해 6월에 가장 많았다. 남성은 주로 고열량·고지방 위주의 식습관과 운동부족이 만성피로를 유발하고, 여성은 심한 다이어트와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별한 질병 없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피로로 본다. 만성피로가 이어지면 피로감 이외에도 집중력 저하, 기억력 장애, 수면 장애, 두통, 근육통, 관절통, 위장장애, 독감 유사 증상, 수족냉증, 복통, 흉통 등 매우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부신·세포기능장애 ‘탈진 증후군’

최근엔 탈진 증후군 환자도 증가 추세다. 업무, 학업, 이성관계 등 한 가지 목표에 지나치게 몰두할 때 생기는 극심한 불안과 피로를 ‘탈진 증후군’이라고 한다. 만성피로 환자의 30% 정도는 피로를 방치하면서 한 가지에 몰입하는 ‘중독’ 현상을 보이는데, 의학계에서는 이를 ‘탈진 증후군’의 전조 증상으로 본다. 탈진 증후군에 시달리면 신경성 고혈압, 소화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근육 긴장성 두통, 이명, 불안장애 등을 야기한다.

○생활처방과 식이요법 병행

만약 피로가 회복되지 않은 채 점점 더 심해져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방해가 되거나 하루 종일 눕고 싶고 휴식과 수면 후에도 피로가 회복되지 않으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만성피로는 나쁜 식습관, 스트레스, 수면부족, 독소환경, 중금속 등에 의해 세포의 기능이 나빠져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각종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는 것에서부터 치료가 시작된다.

만성피로나 탈진 증후군을 알아보는 검사는 빈혈, 간 기능, 신장기능 등을 확인하는 혈액검사, 세포의 기능을 체크하는 소변유기산검사에서부터 체내 미네랄의 상태를 분석하는 모발미네랄검사 등 다양하다. 또 혈액검사로는 나타나지 않는 부신피질호르몬(일명 스트레스호르몬)의 이상을 진단하는 타액호르몬검사도 실시한다.

검사를 통해 만성피로의 원인이 확인되면 영양주사나 영양제 같은 개인별 맞춤치료 처방이 내려진다. 치료와 함께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것이 라이프스타일 교정이다. 일상생활에서는 비타민B가 풍부한 현미·귀리와 같은 통곡물과 버섯·브로콜리 등이 좋고 가급적 굽거나 튀긴 고기 등은 자제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마그네슘이 부족해지는데 미역·다시마 등의 해조류나 견과류로 이를 보충할 수 있다. 반면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음식(커피·초콜릿·홍차 등)은 당분간 아예 끊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국경제 이준혁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