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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전쟁 나선 1% 부자

인기 끄는 비과세 금융상품

표면금리 0% 국민주택채권 … 그들만의 '비밀병기'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는 죽음과 세금뿐이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다. 시장이 좋을 땐 단순 수익률에만 민감했다. 세금은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프랭클린은 세금을 피할 수 없다고 했지만 일부 금융상품 중에는 세금을 안 내도 되는 것이 있다. 요즘 최고 인기 상품인 즉시연금보험이 대표적이다. 2010년 1조2400억원이던 신규 가입액은 지난해 2조745억원으로 늘었다. 올 1~3월 석 달 동안 팔린 즉시연금은 9961억원에 이른다. 즉시연금은 상품명 그대로 가입 '즉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이 매달 일정액을 납부한 뒤 만기가 지나면 목돈을 만질 수 있는 것과 달리, 이 상품은 가입 때 목돈을 넣고 가입 기간 동안 일정액을 받는 방식이다. 가입 한 달 뒤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즉시연금의 장점은 특히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비과세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연금액도 금융소득 종합과세(1인당 금융소득이 연 4000만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에서 제외된다. 향후 비과세 제도가 바뀐다고 해도 기존의 금융상품에 대해서는 소급 과세할 수 없고, 기준 금리가 인하돼도 최저 보증이율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종신형의 경우 연금 지급이 시작되면 해지가 불가능하다.

저축보험도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다. 현재 공시이율은 연 5% 안팎이다. 10년 동안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과거와 같은 고금리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보는 투자자가 늘면서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입 기간 동안 투자원금의 70% 내에서 돈을 인출할 수도 있어 돈이 묶일 걱정을 덜었다. 여느 보험 상품처럼 중간에 해약하면 손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표면금리가 0%인 국민주택채권도 비과세 상품이다. 이자소득세가 표면금리에 대해서만 과세되기 때문이다. 현재 만기가 4년7개월 남은 '국민주택2종06-11'의 경우 수익률(세후)은 2.55%다. 은행 예금으로 환산하면 연 3.02%짜리 상품과 같다. 이 상품은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병기'다.

현재 비과세 상품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브라질 채권이다. 한국과 브라질의 조세협약에 따라 이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 소득에 대해선 세금을 안 내도 된다. 2021년 만기 채권의 경우 최근 수익률(세후)이 7.84%다. 다만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과 조세협약이 개정될 수도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중앙일보 고란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