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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남편 사망때 자녀동의 없어도 아내가 받을 수 있다
◇배우자가 연금 자동 승계하려면 ‘신탁형’ 선택해야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고령자 부부가 보유 주택에 거주하면서 해당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액을 평생 대출 형태로 지급받는 상품이다. 지금까지는 기존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자녀를 비롯한 사망자 소유 주택의 상속자 전원이 동의해야 배우자가 연금 수급권을 승계할 수 있었다.
한 명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남은 배우자가 갑작스럽게 경제적 고립에 빠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주택금융공사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 달 9일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입자가 희망할 경우 사망한 뒤에
연금 수급권이 배우자에게 자동 승계된다. 가입 시에 ‘신탁형
주택연금’을 선택하고, 수익자를 주택 소유자와 그 배우자로
지정하면 된다.
신탁형 주택연금은 이름 그대로 주금공에 주택을 신탁(소유권 이전)하고 연금을 받는 형태다. 사망 시까지 주택 소유권을 가입자가 갖는
기존 주택연금과 다르다. 하지만 신탁형이라고 해서 가입자 사망 시 주금공이 마음대로 집을 처분하는 것은
아니다. 주금공 관계자는 “신탁 설정을 해도 가입자 사망
후에는 유족들의 의견을 묻는다”며 “해당 주택 가격이 사망한
가입자가 수령한 연금 금액보다 높아졌을 경우 차액을 유가족에게 돌려주는 것은 기존 주택연금 상품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이런 신탁형 주택연금은 6월부터 신규 가입자들만 선택할 수 있다. 기존 가입자들이 신탁형으로
전환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금공 측은 “먼저
대기 중인 신규 가입자들을 받은 후 기존 가입자 전환에 나설 것”이라며 “공동 가입 중 배우자 사망 시 짧게라도 연금 수령이 중단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기존 가입자 중에서도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전산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부 임대 주택도 연금 가입 가능,
이자 수익은 줄어
신탁형 주택연금을 선택하면 주택에 거주하면서 방 1개 등 주택 일부를
타인에게 임대한 단독주택의 연금 가입도 가능해진다. 가입자는 주금공으로부터 주택연금을 받는 동시에 월세도
함께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주택 소유권과 함께 임차 보증금을 주금공에 신탁해야 한다. 때문에 임차 보증금을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사라진다. 주금공
관계자는 “이전한 보증금에 대해서는 예금 금리 수준의 이자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2011년 2936명에
그쳤던 주택연금 가입자 수는 2017년 1만386명이 가입해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후 2019년 1만982명, 2020년 1만172명이
가입하는 등 매년 1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조선일보> 김효인
기자
<*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