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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9명이 '재테크 빈곤층'... 제대로 된 금융교육 절실

가계빚문제도 금융교육 부재탓

"영업점을 금융교육 거점으로"

직장인 김 모씨(42)는 평생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지만 수중에 가진 돈이 별로 없다. 간혹 주변 사람들 말에 귀가 솔깃해 벤처기업 몇 곳을 중심으로 주식 투자를 했지만 매번 돈만 잃었다. 집값이 꼭짓점이던 2007년에 빚을 내 무리하게 장만한 아파트 담보대출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휜다. 김씨는 왜 매번 투자에 실패했을까 고민하다 재테크 공부부터 제대로 시작하자고 마음 먹었다. 김씨는 “한탕주의식 투자가 잘못이었다”며 “일찍부터 리스크와 수익률의 관계 등 재테크와 금융에 대한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처럼 한국의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제대로 된 금융ㆍ재테크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올해 초 매일경제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테크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88.5%가 "최근 경제ㆍ금융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씨처럼 시장 상황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한탕주의식 투자 행태가 만연해 있다.

주식ㆍ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응답 중 32.6%가 15% 이상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주식에만 투자한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51.7%가 연간 15% 이상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었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가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상황인데도 유독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나 홀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 경제에 뇌관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 특히 주택담보대출 문제도 부실한 금융ㆍ재테크 교육과 관련이 깊다.

많은 사람이 투자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은 채 원금은 갚을 생각도 없이 아파트에 투자했던 게 사실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 10명 중 8명은 이자만 갚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돈을 빌리고 아파트에 투자할 때는 대출금 상환 계획을 마련하고 집값 하락에 대한 리스크도 감안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런 계획 없이 무작정 돈을 빌려 아파트에 투자한 것은 그만큼 금융ㆍ재테크에 대한 지식과 교육이 부실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금융기관과 금융회사들은 7~8월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금융지식 나눔'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우선 여름방학을 맞은 전국 초ㆍ중ㆍ고교생을 지식나눔 대상으로 정했다.

매일경제 김인수ㆍ윤진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