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4분'ㆍ뇌졸중 '3시간'... 생존 결정 '골든 타임' 확보하라

응급상황별 골든 타임

최근 MBC 의학드라마 '골든 타임'이 인기를 끌면서, 실제 골든 타임(golden tim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골든 타임은 각 질환이나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생존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간을 뜻한다. 각 질환이나 응급상황 별 골든 타임과 대처법을 알아봤다.

04분 심장마비

심장이 뛰지 않아서 호흡과 맥박이 정지되면 4분 이후부터 뇌가 손상되기 시작한다. 4분 이내가 골든 타임인 셈이다. 이 시간 내에 심폐소생술을 통해 심장을 자극하고 폐에 호흡을 불어넣지 않으면 산소가 뇌로 가지 않아서 치명적인 뇌 손상이 생긴다. 심하면 식물이간이 되거나 사망한다.

60분 중증외상

교통사고나 추락사고 등으로 중상을 입은 중증 외상 환자는 사고 후 1시간 안에 응급 수술 같은 필수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상당수가 목숨을 잃는다. 생명을 건진다고 해도 1시간 이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팔다리를 온전히 쓰지 못하거나 뇌가 손상되는 후유 장애가 생길 위험도 높다. 우리나라는 매년 각종 사고로 12만 5000여명의 중증 외상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1만 1000여명이 사망한다.(보건복지부 자료) 의료진들은 이들 사망자의 32%는 골든 타임인 1시간 안에 응급 치료를 받았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90 or 180분 심근경색

심장의 혈관이 막혀서 피가 공급되지 않는 심근경색은 증상 발생 후 3시간 않에 혈관을 뚫어줘야 한다. 심장의 혈관이 막힌 상태가 오래 지속될수록 사망 위험이 높아져서 3시간 이내를 골든 타임으로 보는데, 요즘에는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와 막힌 혈관이 뚫리기까지의 시간을 심근경색의 골든 타임으로 보기도 한다. 이 때는 골든 타임이 90분이다.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거나 5분 간격으로 2~3회 이상 반복되면 119에 신고해서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야 한다.

180분 뇌졸증

뇌혈관이 막히는 뇌졸중(뇌경색) 치료의 핵심은 늦어도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다. 혈전(피떡)이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을 막으면 뇌세포가 빠르게 손상되는데, 손상된 뇌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으므로 얼마나 빨리 치료하느냐가 운명을 결정하는 셈이다. 혈전을 녹이는 약물을 3시간 이내에 투여해서 혈액 흐름을 정상적으로 돌려야 치명적인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다. 피떡을 빨리 녹일 수록 치료 효과가 높아진다. 뇌경색 증상인 반신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갑작스런 심한 두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119에 신고해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즉시 가야 한다.

60분 치아외상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졌을 때는 빠진 치아를 가지고 1시간 내에 치과에 가야 한다. 빠진 치아를 1시간 이내에 다시 심고 주변 치아에 고정시키면 건강하게 회복 될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부러진 치아는 찬 물에 헹군 뒤 빠진 자리에 밀어 넣거나 찬 우유나 생리식염수에 담가서 가져 간다. 휴지나 손수건에 싸서 치아를 건조하게 하면 치주인대 세포가 죽어서 재식(再植) 할 수 없다.

조선일보 김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