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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밤샘 공부, 심장·위장 질환 유발할 수도

수험생 스트레스 관리법

이제 수능까지 석 달 정도 남았다. 수험생들이 불안이 심각해지는 시기다.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지만, 스트레스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학생 간 정신 심리 상태가 스트레스의 양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의 불안한 마음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이 동원된다.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한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한다. 이런 여러 방법은 사람마다 효과가 달라, '어느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약간 위험하다. 스스로 시간 제한을 정해도 지키기 어렵고, 현실의 어려움이 크다고 느낄수록 게임에 더욱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더 하기 위해 극도로 수면 시간을 줄이는 학생도 있다. 이는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다. 오랫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신체에 피로가 누적돼 심장이나 위장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면 집중력과 기억력은 줄어들고 짜증이 늘어난다. 이런 마음으로 다음 날 얼마나 효율적으로 학습이 될 수 있을까. 잠을 자지 않고 밤이나 새벽에 공부해도 들인 시간에 비해 공부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학생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의 정서 상태는 고3 때 갑자기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이전부터 조금씩 누적되었던 특성들이 이 시기에 증폭한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불안 성향이 있었던 학생들은 이 시기에 불안이 더 커지는 것을 경험한다. 이전에 우울하고 위축되어 있었던 학생들은 이 시기에 이런 특성이 더 심해진다.

이런 특성들의 강도가 약하다면 수험생 나름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나 주변의 도움, 상담 등이 도움될 수 있다. 그러나 불안이나 우울 정도가 심하고 중간에 해소되지 않고 긴 기간 지속하여 공부에 방해된다면 전문적인 도움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수험생의 정신 심리 상태에는 부모와 가정의 상태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의 불화, 자녀와 관련한 부모의 의견차, 자녀에게 지나치게 기대를 하거나 반대로 기대가 너무 작은 경우, 부모 자신이 불안정한 경우 등이 모두 학생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이렇게 부모와 가정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줄여야 할 것이다. 수험생에 대해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기대는 금물이다. 부모들이 하는 흔한 표현 중에 "너를 믿는다"는 말이 있다. 이 표현은 용기를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듣는 사람은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수험생을 격려하고 자신감을 주는 것은 좋으나 이것이 지나치지 않은지 자녀에게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올해 8월은 수험생들에게 너무나 잔인한 해이다. 지독한 무더위뿐 아니라, 올림픽 경기 때문에 수험생은 매일 고민한다. '오늘 밤 이 경기를 볼까 말까' 부모들은 못마땅해하실지 몰라도, 꼭 다시보기를 권하고 싶은 경기가 있다.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 장면이다. 연장전에서의 한발이 메달을 결정하였던 장면! 그 한발이 결정한 것은 그야말로 '멘털리티(mentality·정신)'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우리 수험생들이 꼭 한번 보기를 권한다.

조선일보 정유숙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