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맞는 비빔밥 만들 듯 103가지 지출 항목 따져 노후 설계 직접 해보자

한화생명과 함께하는 은퇴 준비_④비빔밥식 은퇴 설계법

먼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부터 고르고 의식주·보건 등 꼭 필요한 '밥' 택해야…

국민연금·퇴직연금 바탕으로 재무 설계 후… 개인연금·주택연금 등 추가 보장 고려를

지금까지 은퇴 준비를 위해 노후 필요자금을 계산하는 방법은 은퇴 전 생활비의 60~80%나 남녀 평균 수명 차이, 부모와 자식의 영향을 고려치 않는 획일적 접근이 많았다. 5억~8억원, 심지어는 10억원이 넘는 은퇴자금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은퇴 준비를 아예 포기해 버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내 몸에 맞는 새로운 은퇴 설계

은퇴 설계에 필요한 비빔밥 식단은 통계청의 60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 96개 항목과 비소비지출 항목 7개 등 총 103개 항목에 의료비·취미·여행 등 몇 가지를 추가한 항목으로 구성된다.

1단계에선 노후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청사진을 선택하면 된다. 메뉴는 크게 5가지로 나뉜다. ▲꼭 필요한 생활 자금만으로 구성된 다이어트메뉴 ▲복잡한 도심을 떠나 고향 등 전원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컴백홈메뉴 ▲현 생활비의 60~80% 수준에서 생활하는 보통메뉴 ▲행복을 추구하는 네오웰빙메뉴 ▲국내외 봉사 등을 통해 사회 공익에 기여하려는 엔젤메뉴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예비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은 보통메뉴다.

2단계에선 생활의 기초가 되는 밥을 고르면 된다. 꼭 필요한 의식주와 보건, 세금 등이 있다. 3단계는 토핑과 소스 선택이다. 여행, 오락, 문화, 교육 등 인생의 양념 또는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항목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때 자녀와 부모님, 본인과 배우자의 연령을 고려해야만 더욱 정확한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 단계에선 앞에서 선택한 메뉴를 바탕으로 재무적 은퇴 준비를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직장인의 경우 기본 청사진을 바탕으로 생활의 기초는 국민연금(1층 보장)으로, 메뉴별 기본생활은 퇴직연금(2층 보장)으로, 3단계 토핑·소스 선택은 개인연금(3층 보장)으로 준비하는 식이다. 부족한 부분은 주택연금(역모기지론)이나 취업을 통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충당하면 된다.

◇전원생활 목표라면

두 아이를 키우고 부인(43·전업주부)이 있는 43세 가장인 김 차장의 실전 사례를 소개해 보겠다. 노후 준비에 나선 김 차장은 1단계에서 은퇴 후에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컴백홈 메뉴를 선택했다. 2단계에선 메뉴별 항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전원생활을 하게 되면 야채나 과일 등의 비용은 절약할 수 있으나 기동력이 필요할 테니 자동차 관련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3단계에선 취미를 선택해야 하는데, 김 차장은 봄이나 가을 국내 명승지를 여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메뉴를 토대로 4단계에서 은퇴 설계를 해보면, 김 차장이 60세에 은퇴하는 경우 매달 107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64만원 정도가 충당되며, 은퇴 후에 시골에서 산불감시원(주3일 1일 3~4시간 근무) 같은 일을 하게 된다면 약 20만원 정도는 벌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최종 부족분은 23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부족분은 지금부터 개인연금에 매달 15만원씩 넣어서 준비해 나가면 충분하다.

조선일보 정찬용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