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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3개월된 50대 가장…생활비 마련 어떻게

목재 가공업체를 운영했던 강봉수 씨(가명ㆍ56)는 3개월차 '초보 은퇴자'다. 강씨는 11억원이 넘는 자산을 모았지만 어떻게 관리하고 운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게다가 금융자산은 은행 예금 5000만원이 고작으로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매달 생활비를 300만원씩 빼내 쓰는 상황이다.

◆ 주택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면 양도세ㆍ증여세 둘 다 감소

강씨의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에 지나치게 편중된 자산 구조다. 현재 강씨는 거주하고 있는 10억원 상당의 바닷가 전원주택과 큰아들이 살고 있는 도심 아파트 등 2채의 주택을 갖고 있다.

강씨는 1가구 2주택 보유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다. 강씨가 지금 전원주택을 매각하면 2억원가량의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연간 양도소득기본공제 250만원을 차감하면 실제 부담하는 세액은 1억7500만원 정도다. 새집을 구입할 돈 2억원과 양도소득세 1억7500만원을 빼고 나면 노후자금으로 활용 가능한 현금이 크게 줄어든다.

강씨가 큰아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면 세금이 크게 줄어든다. 강씨의 큰아들은 올해 만 32세로 성인자녀 증여세 공제 대상이다.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하면 만 30세 이상 자녀공제 3000만원을 받고, 남은 4000만원에 대해서는 10%의 세금을 내면 된다. 이때 신고세액공제(10%)를 적용받으면 360만원의 증여세를 납부하면 된다.

◆ 금융자산, 즉시연금으로 현금 흐름 만들고, 안전자산에 분산 예치

강씨는 매월 300만원을 꾸준히 지출할 정도로 아직 돈 쓸 곳이 많다. 게다가 두 자녀가 결혼을 앞두고 있어 결혼비용도 마련해야 한다. 두 부부의 생활비와 의료비까지 더하면 지출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은퇴 후 생활비는 모아둔 목돈을 인출해서 쓰는 것보다 은퇴 전처럼 매달 소득 형태로 받아 쓰는 것이 좋다. 일정 소득금액에 따라 계획적인 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돈을 일정한 소득으로 바꿔주는 금융상품으로 즉시연금을 추천할 만하다. 주택 처분자금 4억원을 신규 주택 마련과 기존 부채 상환으로 활용하면 6억원의 금융자산이 생긴다. 이 중 4억원을 즉시연금에 투자하면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안정적인 노후 생활이 가능하다. 만기가 기대여명보다 짧을 경우에는 상속형 즉시연금을 선택하면 연금지급이 끝난 후에도 금융자산을 남길 수 있다.

즉시연금은 시중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로 운영된다. 현재 주요 보험사 즉시연금 이율은 보통 4.6~4.7%다. 실세금리에 연동되지만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최저보증 이율이 보장된다. 금리가 악화되더라도 2.5%, 10년 초과 시에는 2.0% 등 최저 보증 기능을 갖춘 상품도 판매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은퇴설계를 할 수 있다. 다만 수수료나 위험보험료 등 사업비를 제외한 금액이 지급된다는 점, 그럼에도 변액연금보험 등 다른 연금상품보다 전체 보험료 대비 사업비가 낮다는 점 등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머지 2억원은 갑작스럽게 큰 비용이 소요될 수 있는 의료비와 자녀 결혼자금에 대비해 은행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넣어두는 게 좋다. 1~2년 이내 사용할 자금은 안전한 예금 자산을 활용하고, 기간이 좀 더 필요하면 물가와 연동되는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다.

매일경제 석민수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