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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방귀, 혹시 병?

회사원 최병찬 씨(26) 별명은 '방귀대장 뿡뿡이'다. 최씨 방귀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냄새 또한 지독하다. 특히 우유를 먹은 날이면 방귀 횟수가 잦고 냄새가 독해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다.

방귀는 장속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하루 평균 13번가량 방귀를 뀐다. 이렇게 하루 동안 배출되는 가스 양은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1500㎖에 이르고 평소에도 소장과 대장에는 200㎖ 정도의 가스가 항상 들어 있다.

이 가스 일부는 위에서부터 내려온다. 주로 음식물을 먹을 때 같이 삼켜 대부분 트림으로 배출되며 일부만이 장으로 내려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간다.

그 밖의 가스 대부분은 대장에서 발생한다. 소장에서 미처 흡수되지 않고 내려온 음식물이 대장 내에 살고 있는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가스가 생긴다. 가스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로 이뤄져 있다.

방귀를 뀔 때 소리가 나는 것은 괄약근이 항문을 꽉 조여주고 있는 상태에서 작은 구멍을 통해 가스가 한꺼번에 배출되다 보니 항문 주변 피부가 떨리기 때문이다.

김용식 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가스 양이 많거나 밀어내는 힘이 유난히 셀 때 혹은 같은 양에 같은 힘을 줬다면 배출되는 통로가 좁을수록 소리가 크게 나게 마련"이라며 "특정 항문 질환이 없으면서 방귀 소리가 크다는 것은 직장과 항문이 건강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그러나 방귀와 함께 복통, 식욕 부진, 체중 감소, 배변 습관 변화, 혈변 등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면 대장 질환을 알리는 신호음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귀 냄새가 고약한 것은 황이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이 많은 고기나 달걀 등은 발효되면서 질소와 황을 발생시키는데 이것이 고약한 냄새의 주범이다.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발효에 의해 방출되는 가스는 큰 소리를 동반하지만 냄새는 별로 고약하지 않다. 황은 음식물뿐만 아니라 혈액을 통해서도 내장 기관에 전달된다.

방귀는 음식 종류만 잘 선택해도 어느 정도 걱정을 덜 수 있다. 먼저 껌이나 사탕은 공기를 자꾸 들이마시게 돼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므로 가급적 피하고 탄산음료도 되도록 멀리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줄어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거나 뱃속에 가스가 많이 차서 방귀를 자주 뀌게 된다.

장에서 분해가 잘 안돼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음식물은 각종 유제품, 콩 종류, 감자, 양파, 샐러리, 당근, 양배추, 건포도, 바나나, 밀가루, 빵 등이다.

방귀를 뀌는 횟수는 건강과 별로 관계가 없다. 방귀는 주로 먹은 음식물 종류, 장에서 가스를 만드는 세균과 가스를 소모하는 세균 간 불균형 때문에 발생한다. 대장에 질환이 있어 변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는 경우 가스가 더 많이 생겨 냄새가 지독해지겠지만 일반적으로 방귀 냄새와 대장 질병을 연관 짓지는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