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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 국민연금 받기전 소득 없는 10여년… 가교연금으로 건너자

1969년생부터는 65세 때 연금 개시

국민연금 수급연령 내년부터 상향 조정 은퇴 시점도 6년 전보다 1년 이상 빨라져

내년 1월 '가교연금' 출시 눈여겨봐야

소득 공백 기간 안정적 현금 흐름 가능 조기노령연금 신청하면 수령액 손해

◇점점 늘어나는 소득 공백기

대표적인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수급연령이 2013년부터 연장되어, 현재 60세인 연금개시 시점이 2033년이 되면 65세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올해 43세인 1969년생 근로자는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은퇴 시점을 53~55세로 가정하면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 10~12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을 60세에 수령하는 1952년생의 경우보다 최대 7년의 소득공백기간이 더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은퇴시점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생애기간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평균 근속기간은 5월 기준 19년 7개월로, 6년 전 조사 결과인 20년 9개월보다 1년 2개월이나 줄었다. 고령자가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그만둔 연령은 같은 기간 54세에서 53세로 낮아졌다.

◇퇴직 후 국민연금 미리 당겨 받으면 손해

소득 공백기에 마땅한 소득 수단이 없다면 국민연금의 '조기노령연금' 신청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노령연금은 정규노령연금에 비해 수급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감액률이 적용되는 불이익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기노령연금의 감액률은 1년당 6%다. 5년까지 앞당겨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감액률은 최대 30%까지 적용된다. 만약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매월 80만원씩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수령시기를 55세로 앞당기면 연금 수령액이 56만원(80만원×70%)으로 줄어든다. 조기노령연금은 빨리 받는 대신 금액 측면에선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향후 연금 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소득 부족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일정 소득 미만의 55세 이상 가입자 가운데 조기노령연금 신청건수는 2006년 10만1166명에서 2012년 7월 말 기준 28만3443명으로 6년간 2.8배 증가했다. 조기노령연금 신청의 증가는 은퇴 후 마땅한 소득이 없는 퇴직자들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하기보다는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의 수급연령까지 일정한 소득 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 초 가교연금 상품 출시 예정

은퇴 후부터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의 기간을 대비할 수 있는 대표적 금융상품으로는 가교연금(架橋年金)이 꼽힌다. 가교연금은 말 그대로 소득절벽에 서게 되는 은퇴자들이 공적연금(국민연금)을 받는 시기까지 연결해주는 노후 소득장치다. 은퇴 후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할 때까지의 소득공백기간 중에 더 많은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국민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면 연금수령액이 줄어드는 맞춤형 상품이기도 하다. 가교연금은 은퇴와 동시에 미리 계획된 일정한 현금흐름을 만들어 은퇴자들의 연착륙을 도와 안정적인 노후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은 내년 1월에 은퇴 예정자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가교연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조선일보 김종욱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