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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료비 7년 후 217조… 국가 감당 못 할 정도

올해 국민의료비 100조 돌파, 1인당 200만원 넘어

건보공단 의료비 전망 보고서 - 1인당 평균 생애 의료비는 1억

여성, 남성보다 1000여만원 많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올해 국민의료비가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전망했다.

국민의료비는 건강보험에서 지급하는 급여는 물론 개인이 지출하는 비급여 항목, 국가가 질병예방 등을 위해 쓰는 예산 등을 모두 합한 비용이다.

본지가 3일 입수한 이 연구원의 '국민의료비 중장기 전망' 보고서는 "지금처럼 국민의료비가 증가할 경우, 올해 국민의료비는 101조2000억원으로 국민총생산(GDP) 대비 7.7%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인당 의료비가 200만원을 넘어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연구원은 또 고령화 여파로 7년 후인 2019년 국민의료비는 올해보다 2배가 넘는 217조5000억원으로, 이어 6년 후인 2025년에는 올해의 4배가 넘는 419조2000억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에서 국민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연구원은 예측했다. 올해 7.7% 수준인 GDP 대비 국민의료비 비중은 2015년 8.8%로 증가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하고, 2018년은 GDP 대비 10.4%, 2025년에는 15.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수치는 현재의 국민의료비 지출 추세가 중장기까지 그대로 이어질 경우 국가와 가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신영석 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여야 대선 후보들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의료비 본인부담금 100만원 상한제(민주통합당), 암 등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부담(새누리당) 등으로 보장성을 확대할 경우 의료 이용이 늘면서 의료비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다만 "정부가 병상 수, 의사 수, 첨단의료기기(MRI) 등 공급을 조절할 경우 2025년 국민의료비를 228조원 또는 267조원 등으로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평생 쓰는 의료비가 평균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산업진흥원이 2010년 건보공단 진료비, 비급여 본인부담률 자료, 통계청의 생명표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여성의 1인당 생애의료비는 1억1430만원, 남성은 9589만원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의료비가 생후 1년부터 감소하다가 성인기에 이르면서 점차 증가하고 사망 직전에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남성은 65세 이후에 생애의료비의 47.2%(4526만원), 여성은 52.2%(5853만원)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