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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형 즉시연금만 내년 가입분부터 과세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적용을 내년 말까지 1년 유예하기로 함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세금 폭탄'을 맞는 사태는 일단 피하게 됐다.

만약 이번에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지 않았다면 내년부터 3주택자가 주택 한 채를 팔아 양도차익 1억원이 발생했을 경우 최대 60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올해는 3800만원만 내면 됐다.

'발등의 불'은 일단 껐지만 시장에 미칠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국회에 다주택자 중과 완전폐지 법안을 제출했지만 좌절된 셈이기 때문이다.

일단 다주택자 세금 폭탄을 피하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좋은 시그널을 줬지만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마찬가지로 이달 종료가 예정된 미분양주택 취득세ㆍ양도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줄 것에 기대를 더 걸고 있다.

이날 국회가 특수관계법인 간 납품 등 거래 비중을 뜻하는 정상거래 비율을 종전 30% 한도에서 15% 한도로 대폭 하향한 조정안을 통과시킨 것도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이 마련된 것은 2011년이다. 지금까지 관련법은 수혜 법인의 세후 영업이익에 대해 특수관계법인과 거래 비율이 30%를 초과하고, 내부 지분율이 30% 이상이면서 수혜 법인의 지배주주 지분율이 3%를 초과할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재계는 정상적이든 비정상적이든 상관없이 규제하고 있어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재산권을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한 반발과 함께 일부에서는 계열사 합병 작업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여야는 즉시연금 비과세 폐지안(소득세법 개정령)에도 합의했다. 즉시연금은 한꺼번에 목돈을 낸 뒤 매달 원금과 이자를 쪼개 미리 정해둔 기간에 연금으로 받는 보험 상품이다. 상속형은 매달 비과세로 이자만 받으면서 10~30년 등 계약거치 기간 이후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정부는 즉시연금이 은퇴자의 노후 보장보다는 고액 자산가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며 비과세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여야는 정부 개정령을 존중하면서도 매달 소액을 불입하는 종신형 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또 급격한 과세 적용 시 충격을 감안해 불입금 한도 1억~1억5000만원 보험 상품은 비과세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재계의 극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재벌세 도입안(법인세법 개정안)'은 여당의 거센 반발로 합의되지 않았다.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도 이날 처리되지 않아 사실상 연내 처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 이지용, 이재철, 이상덕, 정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