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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뒤에 숨겨진 '가능성', 칭찬으로 찾아주세요"

심리코칭 전문가 2인이 전하는 '사춘기 자녀, 이렇게 다스려라'

마음 리모델링 시기, 지식보다 '영혼의 자양분'을

부모 역할 중요… 지속적 관심으로 나쁜 습관 교정

◇사춘기 자녀의 방황? '마음의 내부 공사' 과정

거짓말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 부모의 간섭을 못 견뎌 한다, 참을성이 없어진다…. 세 가지 증상 중 자녀가 둘 이상에 해당하면 십중팔구 사춘기에 접어든 것이다. 이계원 코치는 "사춘기의 신체·심리적 특징을 알아야 자녀의 돌발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성인 뇌의 무게는 약 1.5㎏입니다. 사춘기가 되면 뇌가 성인 무게만큼 자라죠. 반면, 마음의 깊이는 뇌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 소장과 이 코치는 청소년 감정코칭 활동을 시작한 이후 학교별 '문제아' 상담을 도맡아 왔다. 대부분 흡연·폭력 등으로 수 차례 학교 측 경고를 받아온 학생들이었다. 정 소장에 따르면 이들의 상담 키워드는 '칭찬'이다. "상담을 시작할 때 제일 먼저 '넌 몇 점짜리 인간이냐'고 묻습니다. 대개 50점 이하의 점수를 매기죠. 하지만 상담이 끝날 때쯤이면 점수가 80점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그 과정엔 여지없이 칭찬이 개입되죠. 예를 들어 지난 상담 때 무심코 건넨 잡담을 기억해놨다가 다음 번 상담 때 기억하는지 물어봅니다. 원하는 대답이 나오면 '기억력이 참 좋구나' 칭찬해주죠. 문제 행동 뒤에 숨겨진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찾아주는 데 적합한 방식입니다."

◇'나쁜 자녀'는 없어… '나쁜 부모'가 있을 뿐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문제아 행동 교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부모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내가 상담 중 만난 학교 폭력 가해자 중 대부분은 가정 폭력 피해자였다"며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면담 시 학부모가 동행하지 않으면 상담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코치 역시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려면 절대적 지지자가 단 한 명이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절대적 지지'가 '무조건 감싸고 돌기'와 혼동돼선 안 되겠죠. 자녀가 비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헤아려주는 것'까지가 부모의 역할입니다. 사회적 처벌에까지 관여하는 건 엄연한 월권이에요."

사춘기 자녀 문제 행동 사례별 교정 tip

①자녀가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보인다면 스마트폰과 자녀를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게 우선이다. 다만 그 경우 중독 행위를 대신할 흥밋거리를 제공해줘야 한다. 바둑 등 지적 유희를 불러일으키는 게임 등은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다.

②아들의 경우, 성(性)에 눈뜨는 과정이 부모로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건 동성 가족(아버지)의 공감과 이해다. “그맘때는 누구나 그럴 수 있다”며 다독이는 것만으로도 그 시기를 무던히 넘기는 데 도움이 된다.

③공부 안 하는 자녀 때문에 속상하다면 ‘말’ 대신 ‘행동’으로 부모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아들과 서울대 도서관을 찾아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종일 공부하는 서울대 학생들을 지켜보게 한 적이 있다. 이후 별다른 잔소리 안 해도 알아서 공부를 시작하더라.

조선일보 최민지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