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donga.com/3/all/20130106/52093827/1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싱겁게 먹으면 ‘싱거운 전투’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갖고 있다. 대체로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서서히 진행되지만 심해져서 합병증이 생기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동맥경화다. 심장의 관상동맥, 뇌동맥, 사지동맥 등의 기능이 손상돼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긴다.
또 고혈압은 거의 완치가 되지 않는 병이다. 걸리면 평생 혈압을 조절해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박창규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기본이며 이에 덧붙여 혈압 약을 복용해야 한다”며 “특히 식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외식 횟수 줄이는 것도 방법
소금이 무작정 나쁜 건 아니다. 나트륨이 주성분인 소금은 음식 소화에 도움을 주고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지만 많이 먹으면 혈압이 상승하고 신장에도 부담을 준다. 한국인은 1인당 하루 평균 15∼25g의 소금을 먹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10g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요리를 할 땐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대신 식초 고추 후추 등으로 맛을 내도록 한다. 국물에는 소금이 많이 녹아 있으니 적게 마시는 편이 좋다. 식당에서는 맛을 내기 위해 조미료를 사용하는 때가 많으므로 가급적이면 외식 횟수를 줄이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식품도 적게 먹어야 좋다. 생선 알, 육류, 동물의 간, 버터, 마요네즈, 굴, 조개류, 새우, 오징어, 닭 내장처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피하는 편이 낫다. 그 대신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오렌지 멜론 바나나 채소 요구르트 등을 섭취할 필요가 있다. 김 미역 다시마같이 미네랄이 많이 포함된 해조류도 좋다.
○ 술, 혈압 약 효과 떨어뜨려
고혈압을 앓는데 뚱뚱하기까지 하다면 반드시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일주일에 4, 5일은 하루 30∼60분씩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힘을 많이 쓰는 역기 들기나 빨리 달리기 같은 운동은 좋지 않다. 다이빙처럼 머리를 아래쪽으로 쏠리게 하는 운동도 마찬가지다. 이런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높일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면 혈압이 높아질뿐더러 혈압 약의 효과도 떨어진다. 고혈압 환자라면 하루에 △소주 2.5잔 △맥주 3.5잔 △양주 2.5잔 △포도주 2잔 △위스키 2잔 이내로 마셔야 한다. 담배를 끊는 것도 필수다.
만약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혈압을 끊임없이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집에서 혈압을 재는 법을 익히고 의사나 간호사에게 정기 점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혈압 약을 복용할 때는 날짜를 건너뛰거나 1회분 약을 여러 차례로 나눠 먹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약을 먹다 중단하면 중풍 등이 일어나 뇌가 손상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혈압 약은 의사의 지시에 따라 2, 3개월에 걸쳐 천천히 줄여야 혈압이 다시 상승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동아일보 이샘물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