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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스스로 삶의 목표 찾게 부모는 '이정표'만 제시해야"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가 말하는 '진로·진학 교육'

KMDT<진학예측진단검사> 결과, 부모·학생 희망 진로 대부분 달라

적성·흥미 찾아내 최고 선택할 수 있게 도와야

KMDT 개발을 총괄한 윤동수(45세)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는 "3요소가 모두 일치하는 학생은 학습 동기나 자기조절 능력, 스트레스 대처 능력 등이 두루 높았다"며 "특별한 계기 없이 이런 차이가 대학 입시까지 이어질 경우, 격차는 점점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부모 중 절반, '아이 적성과 다른' 진로 희망

"'자녀의 흥미와 적성, 가치관을 3분 안에 쓰라'고 하면 쓸 수 있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부모는 자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도, 반대로 너무나 가까이 있어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해요. 그 결과, 대부분은 자녀의 장점 혹은 단점에만 집착하죠." 윤 이사는 "진로·진학 교육은 학생 교육과 학부모 교육이 동시에 이뤄질 때 실질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아이가 지닌 능력을 아이 본인은 물론, 부모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에 시행된 KMDT 결과, 51.6%의 부모가 아이의 적성·흥미와는 다른 진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과 학부모의 희망 계열은 일치하지만 실제 학생이 가진 적성·흥미가 다른 경우'가 28.3%, '학생과 학부모 각각의 희망 계열, 학생의 적성·흥미가 모두 다른 경우'는 23.3%였다.

◇"자녀의 적성·계열 일치 분야 찾아 지원해야"

윤 이사는 "자녀의 능력을 키워주는 첫 단추는 객관적 진단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진단 후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일부 부모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로 계열을 바꿔 자녀에게 얘기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대개는 부모 세대가 선호하는 직업군이죠. 하지만 다른 결과를 제시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진 않습니다. 더욱이 오늘날 사회에선 융합과 분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며 새로운 직업이 속속 생겨나고 있어요. KMDT가 제시하는 직업 수만 해도 5만 개 이상이죠. 따라서 현명한 부모라면 자녀의 적성과 희망 계열이 일치하는 분야를 찾아 자녀가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윤 이사는 "자녀를 현대 사회가 원하는 모범생으로 키우려면 부모는 '이정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 전형 확대 추세에서도 알 수 있듯 요즘은 누가 시키는 대로 잘 따르는 학생보다 자기 목표가 뚜렷하고 그 이유를 당당히 밝힐 수 있는 학생이 각광 받습니다. 자녀가 그런 인재로 크길 바란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를 차에 태워 안전벨트까지 매주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운전사'가 돼선 안됩니다. 아이에게 직접 핸들을 쥐여준 후 스스로 방향을 잃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줘야죠."

조선일보 조찬호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