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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노인이 진료비 34% 썼다

월 23만원, 평균보다 3배 많아....세대갈등 가능성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3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별로 보면 547만명으로 전체 건보 적용인구의 11%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질병에 취약해 의료에 많은 돈을 쓰기 때문이다

17일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2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들의 월평균 진료비는 25만6321원으로 전체 인구 월평균 진료비의 3.2배에 달했다. 진료비 증가 속도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지난해 노인들의 진료비는 16조4502억원이었다. 2005년 6조731억원이었는데 10년도 안 돼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쓰는 진료비는 많지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은퇴자들이 대부분이라 노인 72.8%는 피부양자다. 젊었을 때 건강보험료를 내고 이젠 자녀들 앞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되어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도 국민연금처럼 세대 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비용을 내는 사람과 혜택을 보는 사람이 일치해 세대 간 이해상충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고령화 진전 속도가 빠르고 고령화 속도 이상으로 의료비 지출이 급증하는 상황에서는 돈을 내는 세대와 혜택을 받는 세대가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다. 건강하고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건강보험 혜택을 거의 누리지 않는 청ㆍ장년층이 월급의 5.89%를 건강보험공단에 내는 반면 건보료를 내지 않는 노인층이 건강보험 지출의 상당 부분을 소비하는 것이다.

특히 노인 비율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건보 적자를 막기 위해선 건보료를 올릴 수밖에 없어 세대 간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적자폭이 2015년에는 4조8000억원 수준에서 2030년이면 47조7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급격한 의료비 지출을 막고 세대 간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의학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원석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재정통계센터장은 "젊었을 때부터 꾸준한 건강관리와 예방 치료를 통해 노년에 병이 걸릴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