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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부정맥' 젊은층 노린다

평소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망하는 것을 급사라고 한다.

급사의 주요 원인은 심장질환으로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 혈관이 좁아지는 협심증 등을 대표적으로 떠올린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중장년층에서 발생률이 비교적 높기 때문에 젊은 층은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젊다고 급사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심장질환 중 '유전성 부정맥'은 청장년층 돌연사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최종일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발생률은 30~40대에서 가장 높아 고령보다 젊은 층에서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맥은 맥박의 리듬이 규칙적이지 않고 빨라졌다 느려졌다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말한다. 유전성 부정맥은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평소 이상 증상이 없다가 실신 또는 심장마비가 나타나기 때문에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이다. 가족 중 급사 또는 심장병이 있거나 부정맥 환자가 있다면 유전성 부정맥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유전성 여부 파악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최종일 교수는 "특히 급사의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하고, 가족력은 없지만 흉통, 두근거림,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증상도 없고 가족력이 없어도 발병 위험이 비교적 높은 운동선수나 군인 등 직업군이라면 심전도, 심장초음파 등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유전인자를 확인하는 유전자 검사는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방법 설정, 예후 예측에도 도움이 된다. 먼저 검사를 통해 유전성 여부를 파악하고, 기저질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유전성 심장질환은 예측이 어렵고 첫 증상이 심장마비와 같이 위중하게 나타난다. 특히 브루가다증후군은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40대에서 발병률이 매우 높아 사회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는 '유전성 심장질환 클리닉'을 개설하고 유전자와 유전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정밀의학센터를 개소했다. 정밀의학을 통해 부정맥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의 유무를 미리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상담,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토털 케어를 제공하고 있다.

<매일경제> 서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