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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철쭉 찾아 봄나들이

지리산 바래봉 vs 신선 둘레길

계절의 여왕 5월이 다가오면서 따뜻한 햇살 따라 트레킹을 즐기기 좋은 계절이 이어진다. 봄기운이 완연한 이번주 말 봄꽃이 한 차례 지나간 뒤 비로소 만개하는 철쭉군락지를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국내 최고 철쭉군락지로 알려진 지리산 바래봉 일대에 춘심을 자극하는 연분홍빛 철쭉이 펴 봄나들이를 재촉한다. 

◆ 지리산 바래봉 

지리산 바래봉은 전국에서 이름난 철쭉군락지다. 해발 1165ｍ 바래봉 일대 약 100㏊를 붉게 물들이는 철쭉 군락은 무척 환상적이다. 햇살에 눈부신 연분홍빛 꽃잎은 고와도 너무 곱다. 마치 산 위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 봄 정취가 넘쳐난다. 특히 올해 철쭉은 유난히 요란스러운 꽃샘추위를 이겨낸 터라 더욱 곱고 아름답다. 

지리산 바래봉은 만복대에서 정령치, 고리봉, 세걸산 줄기와 이어지는 지리산 봉우리 중 하나. 팔랑치와 부운치, 세동치, 세걸산, 정령치 능선이 하나의 산처럼 연결돼 있다. 정상 주변에 나무가 없는 초지가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연분홍빛 철쭉이 군락을 이룬다. 산세는 둥그스름하고 가파르지 않아 산행이 수월하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정상에서 팔랑치까지 약 1.5㎞ 구간. 사람 허리나 키 높이 정도 되는 철쭉이 대규모 군락을 이룬다. 남원시 운봉농장 일대 하단부는 지난 25일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다. 

예부터 바래봉은 승려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처럼 보인다고 해서 삿갓봉이라 부르기도 하고 나무로 만든 승려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 놓은 모양이라는 의미에서 바라봉이라 부르기도 했다. 바라봉의 음이 변하여 지금처럼 바래봉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바래봉에 철쭉 군락이 형성된 것은 1972년 남원시 운봉 일대에 `한호 면양시범농장`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당시 정부에서 국립종축장 분소를 설치하고 수만 마리 양을 키우게 되었는데 근 20년간 양떼들이 다른 풀과 나무는 모조리 뜯어먹고 독성이 있는 산철쭉만 남겨두면서 오늘과 같은 철쭉군락지가 형성된 것이다. 

철쭉은 진달래와 비슷해 보여 헛갈릴 때가 많다. 진달래는 잎이 크고 연분홍인 반면 철쭉은 보통 선분홍빛이나 자주색을 띤다. 진달래보다는 좀 더 진하고 선명한 빛깔이 난다. 주로 고산에서 꽃과 잎이 동시에 피는 것이 특징이다. 

◆ 지리산 신선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기존 코스 외에 새로운 지리산 신선 둘레길이란 트레킹 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지리산 신선 둘레길은 신선처럼 마음을 비우고 넉넉한 마음으로 지리산을 만끽하자는 의미에서 지난해 조성된 트레킹 코스. 남원시 산내면 원천마을에서 팔랑마을까지 약 4.3㎞ 구간을 가리킨다. 특히 지리산 신선 둘레길은 팔랑마을을 거쳐 철쭉군락지인 바래봉까지 연결돼 있어 철쭉이 피는 이때가 둘레길을 걷기 가장 좋은 때다. 지리산 신선 둘레길에는 흥미로운 사연이 담긴 명소도 많다.

매일경제 전기환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