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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회보험도 세대 갈등 불씨

일자리만 가지고 세대 간 갈등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문제에도 부모세대와 자식세대 간 대립이 잠복해 있다.

젊은 세대가 감당해야 하는 주거 비용은 세대 간 갈등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요즘처럼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노후의 안정적인 소득을 마련하기 위해 이른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데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의 주된 월세 소비자는 젊은 세대다. 20대와 30대는 마땅한 일자리를 못찾아 소득도 별로 없고 금융자산이나 부동산자산도 적다. 이 때문에 거주하는 주택도 자가나 전세보다는 월세를 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 원룸을 위주로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젊은 층들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주거비로 지출해야 하는 월세로 몰려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 월세이율(전세를 월세로 환산할 때 이율)이 보통 6% 정도인데 소형아파트ㆍ오피스텔은 10%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높은 월세를 내고 나면 젊은 층들은 자산 축적이 불가능하다. 임차인인 20, 30대의 소득이 월세를 통해 임대인인 50, 60대에게 이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게 월세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짐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34세 미만 가구주의 14.7%가 월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쓰는 '렌트 푸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서 세대 간 간극이 깊다. 매경이코노미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과 함께 지난달 전국 20~60대 남녀 518명을 조사한 결과 20, 30대 중 절반 이상이 국민연금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50, 60대 응답자 중에선 62%가 국민연금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응답했다.

건강보험 역시 노인들의 의료비에 지출되는 돈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세대 간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며 월급의 5.8%(2012년 기준)를 건강보험료로 내는 젊은 직장인들은 병원에 거의 가지 않는 것에 반해 피부양자로 보험료를 안 내는 노인들은 건강이 나빠 병원비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이 차지하는 진료비가 지난해 3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별로 보면 547만명으로 전체 건보 적용인구의 11%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질병에 취약해 의료에 많은 돈을 쓰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김제림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