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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봄바람 철쭉 향연을 찾아서

따뜻한 햇살이 살아 숨쉬는 5월, 봄의 정점에서 마지막 봄의 전령사는 철쭉이다. 온갖 봄꽃이 모두 지고 신록이 물들기 직전 전국의 주요 철쭉 명소는 연분홍빛 꽃 몸살을 앓는다. 붉은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연분홍빛 철쭉 때문이다. 철쭉은 산 능선이나 정상 부근에 군락을 이룬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고된 산행 끝에 맞보는 철쭉의 향연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지리산 바래봉을 비롯해 일림산, 봉화산, 황매산, 소백산, 태백산 등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철쭉 명소다. 이들 산은 철쭉 명소이기 전에 유명한 등산 코스이기도 하다. 사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봄을 맞아 물이 오른 나무마다 푸른 잎이 자라나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5월, 철쭉이 온 산을 붉게 물들인다.

봉화산은 전남 남원시와 장수군, 경남 함양의 경계에 솟은 산이다. 높이는 919.8m로 그리 높지 않다. 봉화산은 덕유산과 지리산을 잇는 백두대간 남부 구간의 중간지점에 위치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기슭에 흥부마을과 능선의 아막산성이 남아 있으며 옛날 봉화대의 유적이 있었다.

봉화산은 그동안 지리산이나 덕유산의 명성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리산 바래봉이나 세석산장보다 곱고 아름다운 철쭉으로 뒤늦게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유명 철쪽 명소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철쭉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철쭉이 산 정상에 군락을 이루지만 봉화산은 인접도로에서 약 30분 정도 오르면 금방 군락지를 만날 수 있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봉화산 트레킹은 남원시 아영면과 장수군 번암면의 경계가 되는 치재에서 백두대간 동쪽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첫 번째 봉우리에서 약 500m 구간에 등산로 좌우의 산비탈에 아름다운 철쭉 군락이 펼쳐진다.

봉화산 철쭉은 약 5㏊의 넓은 면적에 걸쳐 펼쳐져 있는 자연생 철쭉이다. 봉화산 하단군락지인 500m 지점부터 정상까지 약 20일의 시차를 두고 계단식으로 개화를 한다. 연분홍빛 철쭉은 빛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신한다. 약 2m에 이르는 유난히 큰 키의 철쭉 등산로는 한 사람이 지나면 꽉 찰 정도로 좁다. 꽃이 만발하면 등산로는 철쭉터널을 이룬다. 산행코스는 복성이재에서 치재, 꼬부랑재, 다리재를 지나 봉화산 정상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거나 봉화산에서 광대치, 월경산, 광대치, 구산리로 가는 방법이 있다. 복성이재에서 정상까지 약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