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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코골이 방치땐 두통·고혈압 부른다

수면학회에 따르면 코골이는 30~35세 남성의 20%, 여성의 5%에서 관찰되며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남성의 60%, 여성의 40%에서 나타난다. 또한 심한 코골이 환자의 35%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난다. 현재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1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 코골이, 잠 깊게 못 자 업무도 떨어져

코골이 원인은 다양하다. 먼저 연구개(입천장) 및 목젖과 인두(구강ㆍ비강에서 식도ㆍ후두로 연결되는 원뿔 모양의 통로) 주위 근육들의 긴장이 이완돼 숨을 쉴 때 기도를 부분적으로 막아 진동이 생기는 경우로 대부분의 코골이 원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음주 혹은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경우 근육의 긴장도를 더욱 떨어뜨려 코를 안 골던 사람도 술을 마신 후에는 코를 골게 된다.

장동식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골이 환자는 낮에도 항상 졸리고 머리가 개운하지 않으며, 심한 경우 자리에 앉기만 해도 졸게 된다"며 "당연히 일의 집중력과 성취도가 떨어지고 졸음운전으로 자동차 사고의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 수면무호흡증 기억력 감퇴로도 이어져

코골이가 위험한 것은 증세가 심해지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악화된다는 점이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은 코를 골다 '컥' 하고 숨이 막혀서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후' 하고 숨을 몰아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렇게 숨이 멎는 상태가 10초 이상 되면 무호흡이라고 볼 수 있다. 수면 중 호흡량이 30% 이상 감소한 것을 '저호흡'이라고 하며, 수면 중 무호흡으로 인해 각성하는 일을 '호흡노력 관련 각성'이라고 한다.

류재영 코즈이비인후과 원장은 "수면무호흡 환자는 코를 골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장발작 발생 확률이 34%나 높고 뇌졸중과 고혈압 위험도 각각 67%, 40%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 비수술치료의 첫 걸음은 체중 조절

코골이는 수술이나 비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수술 여부는 내시경 검사와 X선, 수면다원검사 등의 정밀검사로 코골이 원인과 정도, 코고는 부위를 확인해 결정하게 된다.

장동식 교수는 "비수술 치료의 첫걸음은 체중 조절이며 일반적으로 체중을 10% 줄이면 수면 무호흡증이 약 50% 감소한다"고 말한다.

증세가 경미한 환자는 체중만 줄여도 매우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을 줄이려면 매일 약 1시간 동안 수영이나 조깅 등의 운동이 필요하다. 간식을 줄이고 저녁식사를 적게 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그다음으로 '잠잘 때 똑바로 누워서 자지 말고 옆으로 누워서 자는 방법'을 권한다. 물론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코골이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감기약, 진정제를 피하는 게 좋다. 이 같은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양압호흡장치나 구강 내 장치들을 사용해 수면 시 공기 통로를 확보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