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07/25/2013072502480.html

10년마다 3단계로 계획… 70대 때 의료비 지출 대비를

60세 이후에 이뤄지는 은퇴(隱退) 설계는 그 이전의 어느 시기의 자산 설계보다도 중요하다. 60세 은퇴 이후에는 정기적인 소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은퇴 전에 모아둔 자산을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롭게 소비하느냐에 따라 은퇴 생활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 때문에 안갯속을 걷는 듯한 예비 은퇴자들이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단 60세 이후 은퇴 생활은 자신의 은퇴 후 인생 주기(Post Retirement Cycling)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은퇴 후 인생 주기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하게 된다. 1단계는 은퇴 후 활동적인 시기, 2단계는 과거 회상 시기, 3단계는 간호를 받아야 하는 시기가 그것이다. 현역 시절에 노후를 준비할 때 은퇴 후 인생 주기를 미리 알아두고 대처하면 자산관리 계획을 세울 때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1단계인 활동적인 시기는 은퇴 후부터 10여년 진행되는 시기(60~69세)다. 현역 시절에 하고 싶었던 일을 적극적으로 해 볼 수 있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부채 상환이나 자녀 결혼자금 등의 소비 지출이 커져서 그동안 모아둔 은퇴 자산을 상당 부분 소진할 우려가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2단계인 과거 회상의 시기는 일반적으로 70대(70~79세)에 들어서면 시작되는데, 재정적으로 일정 규모의 은퇴 자금이 남아 있긴 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비 지출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기간이다.

마지막으로 간호 시기는 약 75세 이상 또는 80대 들어서부터 시작되는 경우로 은퇴 생활의 가장 마지막 단계이기도 하다. 많은 은퇴 세대가 거동이 불편해지면 암이나 뇌졸중 등 중대한 질병이 생겨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 시기는 은퇴 후 인생 주기 중에 간병비나 거액의 치료비가 가장 많이 소요될 수 있다. 60세 이후에도 인생 주기에 따른 은퇴 설계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조선일보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