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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중산층 … 20여년새 7.7%p(75.4%→67.7%) 줄어

체감 중산층은 46.4% 불과… 통계와 큰 차이 나는 것도 문제

우리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중산층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4명 중 3명이 중산층이었지만 최근엔 3명 중 2명꼴로 줄었다.

정부의 중산층 분류 기준(OECD 기준)은 전체 가구 소득 순위에서 맨 가운데에 위치한 중위 소득자를 중심으로 그 소속 수준의 50~150%에 해당하는 가구를 말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남상호 연구위원은 "이 기준에 따라 지난 2월 분석한 우리나라 중산층 가구 비중은 1990년 75.4%에서 2011년 67.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20여년 사이 7.7%포인트나 줄어든 것이다.

1997년 이전 74~75%대에 달했던 중산층은 외환 위기 여파로 1998년 69.6%로 급락했다. 대규모 실업과 비정규직 증가에 소득증가율 둔화까지 겹친 탓이다. 중산층은 외환 위기 극복기인 2000년에 71.7%로 늘어났고 한동안 70%대 초반에서 미세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2005년(69.2%) 이후 다시 60%대로 떨어졌고 이명박 정부 때 67%대까지 하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핵심 국정지표로 '중산층 70% 달성'을 내세운 것은 이런 중산층의 감소 흐름을 돌려놓자는 것이다.

그러나 계속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 현상 때문에 중산층 확대 정책은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90~2000년 사이에는 중산층이 줄어도 그 상당수는 상위 소득층으로 옮겨갔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2010년엔 고소득층으로 상승하는 경우보다 저소득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호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계층별 소득 이동성을 조사해보면 저소득층이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작게 나타나는데, 이는 향후 중산층의 확대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통계상 중산층 감소도 문제지만, 실제 국민이 느끼는 체감 중산층은 정부 중산층 통계보다 훨씬 적은 것도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느끼는 '체감 중산층'의 비율은 46.4%에 불과했다. 체감 중산층이 평가하는 중산층 소득 기준이 정부의 기준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OECD 기준에 따라 '중산층 70%' 목표를 겨우 달성한다 하더라도 '체감 중산층' 복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선일보 최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