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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볕은 최고의 보약…면역력 높이고 골다공증 예방
햇볕은 물, 산소와 함께 생명의 근원이다. 식물은 햇볕을 통해 광합성을 하여 에너지를 얻고 초식동물은 그 식물을 섭취함으로써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다. 햇볕은 우리 인간에게도 소중한 생명줄이다. 햇볕은 인체에서 일어나는 여러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
햇볕을 쬐면 자외선이 피부로 침투해 비타민D를 합성하고 몸에서 생성된 비타민D는 간과 신장에서 대사되어 활성형 비타민D로 변환된다. 활성형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촉진하고 혈장 내 칼슘농도를 조절하며 뼈조직에 인산칼슘을 침착시킨다.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햇볕을 쬐지 않으면 비타민D가 부족해 뼈가 약해진다. 골다공증이나 골절에 취약해진다는 얘기다. 일조시간이 짧은 북극권에서는 여성의 생리가 멎거나 남성의 성욕이 감퇴하기도 한다.
일본 우쓰노미야 미쓰야키 박사(도쿄광선요법연구소장)는 "햇볕에 그을리면 멜라닌 형성세포(melanocyte)의 DNA가 손상되면서 검버섯이 피고 더 심해지면 피부암으로 악화된다는 것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햇볕을 많이 쬐어 피부암에 걸려 죽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일정 시간 햇볕을 쬐는 것은 실보다 득이 많다"고 말한다. 피부암 환자는 백인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햇볕 양이 많은 아열대나 적도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백인은 멜라닌색소가 생성되지 않아 피부가 빨개지는 일은 있어도 햇볕에 타지 않아 피부암에 취약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여름철 일부 시기를 제외하곤 실외활동을 자제할 정도로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이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주름, 검버섯과 같은 피부노화의 주 원인도 자외선에 과다 노출 때문이 아니라 수명이 연장되면서 콜라겐 생성량이 줄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일광욕, 즉 햇볕을 많이 쬐어야 하는 사람은 고연령대의 여성들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체가 비타민D를 생성하는 능력이 약해져 젊었을 때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늙었다고 일광욕을 하지 않으면 비타민D가 결핍되고 당연히 체내 칼슘도 부족해져서 뼈가 물러지고 약해진다. 뼈가 물러지면 근육조직이 파괴되고 힘이 떨어져 각종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뼈도 약한데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넘어지면 병원 신세를 질 텐데…" 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혔다가 오히려 비타민D 부족에 따른 골절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
갓난아이와 성장기 아이들도 일광욕이 중요하다. 비타민D는 모유에 들어 있지 않아 갓난아이가 비타민D 결핍에 걸리는 사례가 많다.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의 다리가 휘었다면 이는 일광욕 시간이 너무 적었던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갱년기 여성들도 햇볕이 내분비계 혼란을 바로잡는 효과가 있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