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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시험 자유학기제 시범학교 가보니

지난 23일 오후 인천 영종도 하늘신도시에 자리 잡은 영종중학교 1학년 교실. 교사가 학생들에게 "각자 자기 인생의 여러 굴곡을 아리랑곡선으로 그려 보고 자신을 진지하게 되돌아보자"는 화두를 던졌다. 이 수업은 특별활동시간도 아닌 정규 국어과목 시간이다. 수업명은 '내 인생의 자서전 쓰기'. 교과서 지식만 습득하는 게 아니라 인생과 진로를 고민하는 것, 바로 자유학기 수업이다.

새 정부가 교육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지필고사를 완전히 없애고 진로탐색 수업을 대폭 늘린 것이다. 오는 2016년 전국 모든 중학교 시행을 앞두고 현재 전국 42개 학교가 시범 연구학교로 지정돼 자유학기 수업을 하고 있다.

인천지역 2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중 하나인 영종중학교는 오전에 기존 방식의 교과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자유학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 시간은 월ㆍ화요일에는 동아리 활동, 수ㆍ금요일엔 선택 프로그램, 목요일엔 창의예술학습으로 구성된다.

이날 영종중 1학년 학생들은 10가지 선택 프로그램 수업을 받았다. 단순히 진로ㆍ직업에 대한 수업뿐만 아니라 과학마술, 도자기 제작, 국제화 수업 등 일반 교과 수업을 특색 있게 꾸민 것도 많았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교사들이 새로운 교수학습 방법을 연구ㆍ개발한다는 점이다. 강윤숙 국어교사는 "자유학기 수업을 개발하다보니 일반 국어 수업에도 진로 지도 형태로 변화를 주게 된다"며 "자유학기 수업이야말로 진정한 국어 수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지필고사를 치르지 않아 학력 저하를 우려하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유학기제에 대한 호응도가 크게 오르고 있다.

이 학교 중학교 1학년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옥녀 씨(42)는 "아이가 꿈이나 목표의식 없이 학교를 다니는 것 같았는데 자유학기 프로그램 참가 후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마음속에 품고 그에 맞춰 공부하는 습관이 들었다"며 "목표가 서니 공부도 더욱 의욕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글=서진우 기자/사진=교육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