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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하면 급격히 악화… 초기에 잡아야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 오해 많아… 치료법 달라 주의를… 손가락·손목 대칭으로 붓고 아프면 의심

두 병은 완전히 다른 질환이지만, 관절 통증이라는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는 사람이 많다. 세바른병원 강서점 고재현 원장은 "실제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단받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흔하다"며 "두 질환은 원인이나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고, 류마티스 관절염은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부작용이 적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퇴행성은 나이, 류마티스는 면역체계 이상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써서 연골이 마모되고 인대가 손상 돼 생기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발병률이 늘어나고, 관절에 부담을 주는 비만·외상 등도 원인이 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세포가 내 몸을 외부에서 들어온 유해물질이라고 착각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관절을 싸고 있는 막이 집중 공격을 당해서 관절염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다양한 연령에서 발병하고, 면역세포가 왜 자기 신체의 일부분을 외부 침입자로 착각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재현 원장은 "폐경 초기 여성의 발병률이 높은 특징을 미루어 볼 때 여성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퇴행성은 무릎·발목, 류마티스는 손가락 통증

두 병의 증상은 약간 다르다. 퇴행성 관절염은 체중을 많이 받고 자주 사용하는 무릎, 발목 등에 잘 생긴다. 초기에는 단단한 연골이 말랑말랑해지는데, 계단을 오르내릴 때만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이 있다. 그러다 연골이 많이 닳기 시작하면 움직일 때마다 붓고 아픈 특징이 있다. 연골이 모두 닳아버리면 뼈가 부딪히며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 통증이 너무 심해 걷기가 어렵고, 다리 모양은 O자형으로 휜다.

반면에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 손목 등 양쪽 관절이 대칭적으로 붓거나 아프고 열이 있으며 아침에 일어 났을 때 손이 잘 쥐어지지 않는 등의 뻣뻣함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전신 질환이라 조금만 활동해도 피곤해지거나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고재현 원장은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행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바른병원 강서점은 류마티스내과와 관절외과 전문의로 구성된 '류마티스센터'를 개설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를 하고 있다.

◇류마티스는 약으로 병 진행되는 것 막아야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초기에는 근력강화운동 등 물리치료와 진통소염제 등의 약물치료가 효과를 볼 수 있다. 관절의 손상이 심할 때는 관절내시경, 줄기세포치료, 인공관절 치환술 등을 고려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항류마티스약제 등을 통해 염증을 완화시켜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고, 수술로 염증조직을 제거하거나 손상된 관절을 재건한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불가능하고 약물치료와 스트레칭·유산소 운동 등을 통해 진행을 막는 방법이 최선이다.

조선일보 글=이금숙 헬스조선 기자/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