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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 먼지` 대비할 방법 없나

수많은 대기 속 오염물질 중 장기간 떠다니는 미세먼지는 사람 폐포(肺胞ㆍ허파꽈리)까지 들어가 호흡기를 자극해 급성 또는 만성 기관지염, 폐기종, 비염, 폐렴 등 각종 호흡기질환을 유발한다.

정훈 서울시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자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약자와 어린이에게는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미세먼지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머리카락 굵기 30분의 1밖에 되지 않아 황사보다 훨씬 호흡기에 해롭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겨울철 건조한 눈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나 황사로 인한 대표적인 안질환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꺼풀 안쪽 점막이 알러젠(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의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증상이다. 이물질이 눈에 들어오면 각막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손상시키고 그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 감염된다.

최재호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원장은 "각막이 건조한 겨울철에는 각종 먼지와 오염물질이 눈에 달라붙기 쉽고, 눈물이 부족해 이물질을 제거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가렵고 시린 증상을 동반한다. 눈물이 많이 나고 빨갛게 충혈되며,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온다. 심하면 결막이 부풀어 오른다. 이때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막염, 각막궤양 등이 동반돼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에 따른 호흡기질환과 안질환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 부득이 외출할 때는 마스크나 보호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하며 외출 후에는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와 함께 양치질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일호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호흡기질환에 취약한 노인이나 천식 환자, 만성폐쇄성 폐질환 환자는 안개가 끼거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며 "실내도 청결하게 유지하고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호흡기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황덕진 한길안과병원 망막센터 진료과장은 "시력이 좋은 사람도 연무 현상이 심한 날을 대비해 도수 없는 안경 하나쯤은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며 "안경을 착용하면 오염물질이 들어 있는 바람을 바로 쐬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