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olink.asp?aid=13149794&serviceday=20140106

아이들 사고력, 아빠 손길 닿아야 무럭무럭 자랍니다

아빠가 달라지고 있다. 아빠의 자녀양육에 대한 태도와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친구 같은 아빠가 주목 받는다.

엄마는 우뇌, 아빠는 좌뇌 발달에 영향

아빠·엄마의 공동육아는 균형잡힌 뇌를 발달시키는 열쇠다. 김영훈 교수는 “아빠육아는 논리적·분석적인 좌뇌 개발을 돕는다”고 말했다. 아빠와 엄마가 아이의 두뇌발달에 다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뇌 차이 때문이다. 김영훈 교수는 “엄마의 뇌는 언어와 공감 능력이 크다. 좌뇌·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풍부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종엽 교수는 “아이는 슬픔·분노·기쁨의 감정을 함께 나누는 엄마로부터 정신적 지지를 받으며 자신의 감정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운다”고 말했다. 반면 아빠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이 엄마보다 작고 가늘어 논리적이고 분석적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다쳐서 들어오면 엄마는 아이가 다친 것에 먼저 공감하며 아이를 끌어안고 위로한다. 반면 아빠는 전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아이에게 잘못이 있으면 우선 지적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를 훈육할 때도 아빠·엄마의 차이가 드러난다. 김종엽 교수는 “아이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동을 하면 엄마는 자신의 감정이 먼저 표출되지만 아빠는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한 의도부터 파악한다”고 말했다. 아빠가 아이의 상황을 분석적으로 해석하면 아이는 쉽게 이해하면서 논리적인 상황 판단능력을 배워간다는 설명이다.

아빠의 풍부한 경험이 두뇌발달 자양분

아빠육아는 아이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해 두뇌발달을 촉진한다. 뇌 기능은 크기보다 뇌세포간 연결망이 얼마나 치밀한 지에 달렸다. 정우열 전문의는 “뇌에는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망인 길이 있는데 이 길은 만 6세 전에 폭발적으로 깔리고 이후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새로 깔 수 없다”고 말했다. 풍부한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아이의 뇌에 길을 촘촘하게 까는 방법이다.

아이는 많은 것을 경험할수록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엄마는 일차적으로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역할이 커서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적·체력적 여유가 부족하다. 아빠의 적극적인 육아참여가 중요한 이유다. 한 실험에서 출생직후부터 장난감 하나 없이 조용한 곳에서 기른 쥐와 다양한 장난감과 소리 등 풍성한 환경에서 기른 쥐의 뇌조직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다양한 자극을 받은 쥐 집단의 뇌세포간 연결이 25% 더 많았고, 미로를 찾는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났다.

김영훈 교수는 “책을 읽어주는 것 하나만 보더라도 엄마·아빠의 배경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는 더 풍부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4세 아이의 인지발달을 조사한 결과, 자주 칭찬하며 도움을 주는 아빠를 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지능과 어휘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연구도 있다. 아빠의 힘과 과감한 놀이도 두뇌발달을 촉진하는 요소다. 적극적인 움직임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고, 뇌신경의 연결을 돕는 두뇌촉진 인자를 분비한다.

중앙일보 글=이민영 기자/사진=김수정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