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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배웅하는 막바지 겨울여행

힘차게 파도치는 울진의 쪽빛 바다

입춘이 지났지만 여전히 매서운 바람과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 관광도 하고 지방의 별미도 맛보는 막바지 겨울여행이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경북 울진으로 가면 국내 유일의 용출 온천으로 유명한 덕구계곡을 걷고 온천 원탕에서 뜨끈뜨끈 천연온천수에 발도 담그는 족욕체험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저녁식사는 울진의 명물 붉은 대게와 매운탕으로 영양을 보충하고 백암온천에서 온천욕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울진은 온천의 고장이다.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등 전국에서도 이름난 대규모 온천단지가 2곳이나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해발 약 998m 높이 응봉산 기슭에서 섭씨 43도의 뜨끈뜨끈한 온천수가 흘러나온다. 덕구온천은 약알칼리성 온천으로 신경통, 관절염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덕구온천 단지 뒤편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울창한 삼림으로 뒤덮인 등산로가 나타나 색다른 풍경을 접할 수 있다. 덕구온천 원탕을 찾아가 자연온천수에서 족욕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암온천은 덕구온천보다 더 알려진 온천 명소다. 조선 광해군 시절인 1610년 판중추부사 기자헌이 광해군에게 풍질 치료를 위해 평해 땅 온천에서 목욕하기를 청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오랜 역사와 효험을 알 수 있다. 무색무취한 섭씨 53도의 온천수로 목욕 후 피부가 부들부들해지는 듯한 깨끗함을 느낄 수 있다.

울진엔 볼거리도 다양하다. 망양정은 관동팔경의 하나로 쪽빛바다와 파도를 내려다보는 멋진 비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신라시대 화랑들이 달을 즐기던 월송정이나 천연기념물인 성류굴도 빼놓을 수 없다. 성류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동굴 중 하나다. 석회암 동굴로 전체 길이가 800m, 굴 내에는 연중 섭씨 15~17도의 일정한 기온을 보여 자연의 신비로움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울진 불영사와 불영계곡도 가볼만하다. 불영사는 불상이 물속에 비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천년고찰이다. 비구니 사찰답게 연못과 꽃밭, 채소밭 등이 잘 가꿔져 있다. 절 입구로 들어가는 산태극수태극의 숲길이 인상적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관광을 마쳤다면 이젠 울진의 별미를 맛볼 차례. 바로 붉은 대게 시식이다. 대게는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데 울진에서 약 23㎞ 떨어진 왕돌초에 서식하는 대게를 으뜸으로 친다. 대게라는 이름은 몸통으로 뻗어나간 다리가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고 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붉은 다리 속에 탱글탱글 꽉 찬 속살은 겨울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오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울진 후포항에서는 울진 대게와 붉은 대게 축제가 펼쳐진다. 대형 게살 비빔밥 만들기, 축하공연, 장기자랑 등 흥겨운 이벤트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매일경제 전기환 객원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