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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넘으면 13명 중 1명이 '암'… 치료비 3000만원에 달해

'실버 암보험'으로 암 대비하세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 제목이 있었는데, 몇 년 전만 해도 '노인을 위한 보험은 없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게 고령자들은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실제로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연령대별 보험 가입률은 20대 78.0%, 30대 86.6%, 40대 85.1%, 50대 81.2%에 달하다가 60대에 들어서면 62.6%로 미끄러지고, 70대엔 21.5%로 뚝 떨어진다.

고령자들은 당뇨와 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아 높은 위험률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고, 60세만 넘어가면 가입할 만한 보험 상품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과 보험사들이 이런 문제에 공감해 고령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실버 암보험'이 대표적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군에서 암 경험자(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치료 후 생존 중인 사람)가 13명당 1명에 달했다. 전체 인구 중 암 경험자가 45명당 1명인 것과 비교하면 고령층에서 암 경험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게 사실이다.

이에 비해 국민건강보험의 암 관련 보장률은 70% 수준이어서 환자 개인이 해결해야 할 치료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암 발생자 가운데 암 진단보험금을 수령한 비중은 60세 이상 고령층이 13%로, 다른 연령대(30대 63%, 40대 65%, 50대 57%)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반적으로 소득이 없거나 연금 생활자 비중이 높은 고령층일수록 암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아 실버 암보험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국립암센터 조사에 따르면, 암 발병 시 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바로 치료비였다. 실제 간암, 췌장암, 폐암 등 주요 10대 암의 평균 치료 비용은 약 297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나라 개인 평균 순 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약 4256만원)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암에 걸리면 무엇보다 치료 비용과의 힘겨운 싸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은퇴 후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연금에 대한 준비와 더불어, 암 치료비 등 의료비에 대한 사전 준비는 필수적이다. 그동안 비싼 보험료나 나이 제한 때문에 암보험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더 따뜻한 노후를 위해 실버 암보험을 고려해볼 만하다.

조선일보 김종욱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