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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해지는 뱃살, 만병의 근원인데…

중견기업 이부장(50)은 `똥배(뱃살)` 때문에 고민이 많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한낮 기온이 영상 20도까지 오르면서 무거운 겨울 외투를 벗고 산뜻한 봄옷으로 바꿔 입으면서 뱃살의 정체가 드러난 것.

지난겨울 잦은 술자리와 운동 부족으로 이 부장의 몸무게는 5㎏이 늘었고 뱃살도 덩달아 볼록하게 나왔다. 그는 이달 초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복부비만과 함께 중성지방이 240㎎/㎗(정상 150㎎/㎗ 이하)로 고지혈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박사)는 하루 저녁 회식에 1만㎉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후 6~7시쯤 만나 삼겹살에 소주로 1차를 하고 입가심으로 호프집에서 맥주와 함께 닭튀김과 땅콩, 과자 등을 먹고 3차를 가서 양주 또는 폭탄주를 마실 경우 1만㎉를 족히 넘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1만㎉는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열량 2000~3000㎉의 3~5배에 달한다. 술과 회식을 몇 차례 반복하면 뱃살이 금방 나올 수밖에 없다.

뱃살, 즉 복부비만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에 있는 중성지방이 쌓이면서 생긴다. 피하지방은 엉덩이나 넓적다리, 상박부(상완골, 위팔뼈) 등 몸 둘레의 피부 밑에 축적된 지방이고, 내장지방은 복부의 내장 부위와 내장 속에 축적된 지방이다.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의 구분은 하늘을 보고 누워서 가볍게 무릎을 세운 뒤 살이 깊게 잡히면 피하지방형 복부비만이고 피부만 잡히면 내장지방형 비만일 가능성이 크다.

열량 과잉 섭취와 운동 부족으로 대사증후군 환자는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정상인보다 남자는 1.6배, 여자는 2.7배에 이른다. 정상인과 비교할 때 뇌졸중 발병에 의한 사망 위험도 남자는 1.7배, 여자는 1.5배나 높다.

뱃살은 운동과 함께 식이조절이 필수적이다. 폭음과 폭식, 흡연을 하지 말고 특히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한다. 또 고단백 저지방 식사를 하루 3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는다면 뱃살을 쉽게 뺄 수 있다.

30ㆍ40대 후반의 성인 복부비만은 운동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이유는 운동의 칼로리 소모량이 생각보다 적기 때문. 윗몸일으키기나 뱃살기구 운동을 10분쯤 해도 소모되는 칼로리는 100㎉ 미만이다.

이처럼 운동만으로는 뱃살을 빼기 어렵기 때문에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 뱃살을 빼려면 탄수화물의 과잉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내장 비만 전문가인 일본 구도 가즈히코 의학박사는 "육류 섭취를 줄여도 내장에 쌓인 중성지방이 줄어들지 않으며, 진짜 주범은 탄수화물"이라고 말했다.

<메일경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