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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할머니도 '긁적' … 어이구! 집먼지진드기

직장인 김상권(41)씨는 3년 전 갑자기 얼굴과 목·팔과 다리 곳곳에 가려움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직장을 옮기면서 이사까지 하게 돼 스트레스가 심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팔·다리에 빨갛게 벗겨진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감기 증상까지 왔다.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아토피 피부염 진단을 받았다. 고열·오한은 감기가 아니라 패혈증 때문이었다. 아토피 부위를 너무 긁은 나머지 2차 세균감염까지 진행돼 패혈증에 걸린 것이었다.

어린이 환자 줄고 성인 환자는 늘어
성인 아토피 환자가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비 지급 통계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아토피의 연평균 진료 인원은 104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의 67%가 만 20세 미만으로 환자 대부분이 영유아와 청소년이었다. 아토피가 3세 이전 영유아 시기에 발생해 12~13세에 차츰 사라지는 질환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성인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9세 이하 어린이 환자는 2008년 57만 여명에서 2012년 47만 여명으로 18% 줄었다. 반면에 40대 이상 중년층에서는 환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40대 환자는 2008년 4만 여명에서 2012년 5만 여명으로 8.3%, 50대 환자는 3만 여명에서 4만 여명으로 28%나 상승했다.

성인 아토피, 음식 때문일까?
아토피는 음식이나 공기를 통해 체내에 들어온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의 특정 부위에 반복적으로 습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유아 아토피는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성인 아토피 환자는 특정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로 유발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성인 아토피는 환경에서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장 유해한 환경요인은 집먼지진드기다. 성인이 실외보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먼지진드기로 인해 아토피에 걸릴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도 원인이다. 과로·수면부족 등 극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피부장벽 기능이 저하돼 아토피가 발생하거나 어릴 때부터 앓아온 아토피가 심해진다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증상에도 차이가 있다. 대개 유아기에는 급성 병변으로 나타난다. 양 볼에 가려운 홍반이 생기고, 두피와 팔·다리 군데군데 병변이 나타난다. 2세 이후에는 주로 팔·다리의 접히는 부위에 발생한다. 반면에 성인기에게는 얼굴과 목처럼 드러나는 부위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여성은 유두습진이 생기기도 한다. 병변이 얼굴·목·손 등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성인 환자는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인 아토피 환자는 대부분 우울증,대인기피증에 걸린다. 특히 여성이 심하다 상태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해 병원을 불신하고 약을 꺼려 더욱 증상을 악화시키고, 우울증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토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은 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아토피는 ‘완치’라는 개념을 말하기 힘든 질환”이며 “환자는 물론 가족 모두를 힘들게 하는 만큼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에 현혹되지 말고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우고, 증상의 정도와 빈도를 점차 완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아일보> 신도희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