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619117

"편견만 걷어내면 장애인 할일 많아"

장애 딛고 예술가 꿈꾸는 대학생들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성공한 스티비 원더, 132㎝의 작은 키이지만 세계 정상급 바리톤으로 인정받은 토머스 크바스토프. 

이처럼 장애를 극복한 예술가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신체적 한계를 가진 사람도 아름다움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 

예술에 장애는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원희 씨(여ㆍ23)와 건국대 텍스타일디자인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종민 씨(남ㆍ20)는 이러한 예술가를 꿈꾸는 활기찬 대학생이다. 

정씨는 뇌성마비 2급으로 팔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그녀는 누구 못지않은 배우가 된다. 

정씨는 작년에 뜻을 같이하는 학생들과 장애문화예술연구소 `짓`을 설립했다. `짓`은 장애연극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애예술을 연구하는 단체다. 

이들은 첫 시도로 영화 `박쥐`의 모티브가 된 소설 `테레즈 라깽`을 지난 1월 무대에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정씨도 주연배우로 참여해 열연을 펼쳤다. 

정씨는 "대부분 장애연극은 장애인이 장애를 극복하고 행복해진다는 계몽적인 메시지만 담아왔다"며 "예술 작품으로서 매력적인 장애연극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텍스타일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김종민 씨는 청각장애 1급이다. 듣지 못하니 말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그에겐 시각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능력이 있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던 김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디자이너를 꿈꿨다. 

패션, 생활디자인, 산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소재 디자인을 연구하는 텍스타일 전공을 택한 것도 그 같은 이유에서다. 

김씨는 장애인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이 아니라 일반 수시전형으로 입학했다

김씨는 "대학에 와서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밤늦게까지 작업을 하며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너무나 즐겁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회적 편견을 걷어내면 장애인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 역시 "예술도 장애인이 얼마든지 도전하고 참여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김수영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