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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한달이상 입원때 본인부담금 3배↑

이르면 9월부터 병원에 한 달 이상 입원하는 장기입원자의 입원비 본인부담률이 지금의 3배 수준으로 높아진다. 

정부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항목이 올 하반기부터 건강보험을 통한 급여로 전환될 경우 불필요한 장기입원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염려해 이 같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장기입원이 불가피한 중환자는 지금의 입원비 부담률이 적용되도록 예외 규정이 마련될 전망이다. 

2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장기입원 본인부담률 상향 조정 대책`을 포함한 3대비급여 후속조치를 마련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입원 기간 1~15일까지는 본인부담률을 현재 수준(약 25% 내외)으로 적용하지만 16~30일은 병원비 본인부담률을 50%로 인상하고 31일부터는 80%로 올리는 `계단식 상향`이 검토되고 있다. 즉 환자가 병원에 장기입원하면 16~30일까지는 현재의 2배, 31일 이후부터는 현재의 3배가 넘는 입원 부담금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달 발표한 `2013년도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입원 또는 내원한 환자의 1인당 진료비는 5만2596원이었으며 이 중 3만9352원(74.8%)이 건보를 통한 급여로 충당됐다. 입ㆍ내원 기간과 관계없이 병원비 중 약 25%만 환자가 부담한 셈이다. 하지만 한 달 이상 입원하는 환자의 병원비에 무조건 동일한 본인부담률을 적용하면 `비급여의 급여화`로 환자들이 값싼 의료 서비스를 남용해서 받을 여지가 생긴다. 이에 정부는 당초 내년 하반기께 추진하려던 입원비 본인부담률 상향 조정 계획을 1년가량 앞당겨 조기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장기입원을 막으려면 결국 장기입원자 입원비 본인부담률 인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연내 제도 시행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의료기관 평균 입원일수는 2.49일이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입원 기간에 따라 병원비 본인부담률을 올려도 15일과 30일로 두 단계를 나누면 환자의 장기입원 유인을 합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그러나 장기입원이 불가피한 환자들의 입원비 본인부담률은 인상하지 않도록 예외를 둘 계획이다. `상태가 위중해 장기 입원할 수밖에 없다`는 의사 소견을 받은 환자나 중환자실을 포함한 특수병상에 입원한 환자에게는 예외를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의사 재량이나 주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인 만큼 장기 입원 가능한 질병 종류를 확정하고 객관적 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의사가 환자에게 장기입원을 강요해 병원 이익을 도모하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복지부는 장기 요양병원에도 예외를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가 보통 4개월 이상 입원하는 장기 요양병원이 다른 병원과 동일하게 기간에 따라 병원비 본인부담률을 올리면 `환자 병원비 절감`이라는 3대비급여 제도 개선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장기 요양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내년 이후 이뤄질 전망이다. 

복지부는 조만간 법령개정안 입법을 예고한 뒤 7~8월께 장기입원 산정과 입원비 본인부담률 상향 예외자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박윤수 기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