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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산 연금화… 질병은 실손 의료보험으로 대비
부모 봉양·자녀 뒷바라지·의료비 3重苦 겪는 50대
노인이라는 말이 아직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50대 후반의 이모(57)씨는 노후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노후라는 놈이 이미 내 앞에 와 있는데 너무 낯선 거야. 노후가 어떤 것인지 전혀 몰라. 당연히 아무런 준비도 안 돼 있지."
이씨의 푸념은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살아온 대한민국의 50대가 느끼는 노후준비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1955~63년생)의 71%는 부모 세대가 생존해 있고, 80%는 성인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동거하는 자녀의 취업비율은 35%에 불과하며, 베이비 부머 3명 중 1명꼴로 신체질환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노부모 부양'과 '자녀 뒷바라지' 그리고 '의료비 지출' 등의 삼중 부담으로 정작 필요한 노후준비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노후가 이렇게 도둑처럼 빨리 찾아올 줄 몰랐다"는 50대의 후회를 들으면 문득 어느 강연장에서 목놓아 외치던 한 강사의 말이 생각난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경제적 자립이며, 은퇴한 부모에게 자녀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도 경제적 자립입니다!" 50대는 우선 보유한 금융자산이 자녀 뒷바라지 자금으로 '올인(all in)'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연금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즉시연금'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병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베이비 부머 3명 중 1명은 신체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고령자를 위한 '노후 실손의료보험'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입연령을 현행 65세에서 75세까지로 올리고 보장금액 한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보험료 또한 현행 '실손의료보험'의 70~80% 수준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다만 자기부담금액은 지금보다 조금 높게 책정될 예정이지만 만성질환이나 의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질병에 대비하기엔 적합한 보험으로 보인다. 아울러 필요한 생활비를 오래 벌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50대에게 남은 시간은 30~40년으로 아주 길다. 어떤 일을 하건 일터를 떠나지 않으면 소득과 함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조선일보>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지면 구성상 내용을 일부 편집했습니다.>
